비대면 교육은 더 이상 대응과 대처로 헤쳐 나가야 할 재난의 해결책이 아니게 되었다. 병행수업은 일상이 되었으며, 미래교육의 발판이 되었음을 인정하고 그에 알맞은 교육과 학교 모습의 방향이 제시되고 있다.
동시에 교육의 본질에 대한 사유와 담론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보다 근본적인 교육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한 교육계의 노력에 희망이 엿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교육은 정치의 도구가 아니며, 인권이 무시되고 교육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고질적인 관행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함을 알아야 한다.
듣기 좋고, 보기 좋은 새로운 미래교육의 모습만 강조하는 것은 악습이 반복되어도 나와는 상관없다는 무지하고 무책임한 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학원 방역, 교사에 대한 무리한 병행 수업 지침, 정책과는 상반된 교부금 감액, 올바르지 못한 성인지 감수성으로 논란에 대응하는 방식 등. 그동안 사건의 핵심을 정확하게 빗겨가는 교육당국의 조치에 실망을 금치 못한 것은 사실이다.
아직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여러 현안들도 남아있다. 대학등록금 지원 방식, 교원단체 설립조건 규정 강화, 자사고·국제고 폐지, 교장임기제를 비롯한 교원 승진규정 전면 개편 등. 최근에는 기능반 학생과 학생선수에게 요구되는 엘리트주의, 더 나아가 학생을 죽음으로 내모는 폭력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교육계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대화가 단절된 채 논란만 가중시키는 사안들은 뒤로하고 원격수업을 세계와 공유한다며 선도를 자처하고 있는 모습은 미래교육을 기대하는 마음도 순식간에 가라앉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사건이 불거진 다음에야 조치를 취하겠다고 나서는 정부의 대응도 믿음직스럽지가 못하다. ‘제도적 지원’을 강조하면서 현장을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같은 문제는 반복될 것이며, 학교가 떠맡는 책임만 가중될 것이다.
한편 최근에는 과학문화 확산과 과학교육을 통한 창의적 인재 양성이라는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교직원의 생활안정과 복리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교직원공제회 내에서도 교육의 무게와 지위를 이용한 비리가 적발 돼 논란이 불거졌다. 우리 사회에서 교육의 위치와 그 의미를 다시 한 번 돌이키게 된다.
무더위 속 마스크를 쓰고 수업에 임하는 교사와 학생들은 점점 잊혀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교육의 방향과 시도가 새롭게 제시될 수는 있어도, 목적의식을 상실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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