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사가 PC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무단으로 설치했다며 단위학교에 손해배상을 청구, 전국의 초중고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본지가 파악한 서울 10개교와 울산 38개교, 대구 120개교를 비롯 경기, 인천, 대전, 광주 관내 교육청과 학교가 해당 업체가 의뢰한 법무법인으로부터 내용증명서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서울의 한 학교에서는 소속교사가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했다고 시인, 합의금을 물어주는 등 전형적인 저작권 관련 소송으로 학교현장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저작권사인 M소프트사는 H법무법인을 통해 지난 2010년 12월 기점으로 PC 원격지원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사용한 초중고에 내용증명서를 발송했다. 앞서 M소프트사는 2008년 원격제어 프로그램 무료버전을 배포하면서 개인과 기관 구분 없이 무료로 프로그램을 배포했으나 2010년 1월, 라이센스 유료버전을 출시한 이후 개인 외에는 모두 유료버전을 구매해 사용하도록 하고 이를 공지했다.
H법무법인은 2010년 12월 사용분에 대해 컴퓨터프로그램 저작물을 무단으로 복제, 설치 및 사용하는 등 저작권 침해가 분명하다며 500만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 내용을 서울 10개교를 비롯한 전국의 초중고에 통보했다.
M소프트사 본부장은 “프로그램 설치 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사용자를 위해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트레이로 유료 전환 사실을 알렸다”며 “프로그램을 사용하려면 홈페이지에 접속해 공지사항을 읽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유료버전 출시 후에도 M소프트사가 밝힌 ‘비영리 개인 사용시 무료’ 약관이 기관에서 개인용도로만 사용하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사용자가 오해할 수 있는 해석상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H법무법인으로부터 내용증명서를 받은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홈페이지와 트레이에 공지를 했다고 해도 사용자가 오해할 만한 여지가 있었다면 이 부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나 고지가 있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울산의 한 중학교 교사는 “일단 무료로 배포하고 유료전환 공지는 제대로 하지 않고 나중에 저작권 소송을 걸어 제품을 사던지 손해배상을 하던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 아니냐”며 “2010년에 다운받은 무료버전을 작년까지 그대로 사용했다고 해서 불법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합의금을 물어준 초등학교 교사는 “교사 역시 학교의 눈치를 봐야 하는 회사원의 입장이라 교육청과 학교를 상대로 고발하겠다는 내용증명서가 오는데 합의하지 않을 교사가 어디 있느냐”며 “M소프트사의 일방적 주장이지 사법기관의 판결을 받은 것도 아닌데 사용자를 범법자라고 단정하는 것은 오히려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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