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식 전 서울신정고(신정여상) 교사
서영대학교 파주캠퍼스 디지털전기과 겸임교수
특성화고는 직업에 필요한 우수한 기능을 겸비한 인재 양성이 목적이다.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은 졸업하기 전 현장실습을 나간다. 현장실습이란 특성화고 학생들이 전문적인 종사자로 근무하기 이전에 기업 현장에 투입되어 해당 분야의 전문 업무 수행 역량을 기르는 교육훈련과정이다. 현장실습은 특성화고 학생들이 사회로 나가기 전 일터에서 경험을 쌓는 좋은 기회다.
현장실습협약서에는 실습시간은 주 35시간을 원칙으로 하고, 1일에 7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예전 현장형 실습제도 아래 산업체에 투입됐던 특성화고 학생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약 150만 원)을 받았다. 현재는 학습형 현장실습제로 바뀌면서 실습비 등의 명목으로 월 20만 원을 받고 있다. 노동강도는 현장형 실습제도를 적용받으면서 최저임금을 받던 때와 다르지 않다고 한다.
학교의 현장에서는 현재의 현장실습 제도가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학생이 업체에서 무슨 일을 당하든 소극적으로밖에 대처할 수밖에 없다. 학교가 업체를 자체적으로 찾아야 하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학생들이 열악한 사업장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일선 특성화고 교육현장은 고교 현장실습이 전면 폐지된다면 특성화고 명분이 사라져 대규모 미달 사태가 예견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시민단체에서는 ‘3개월 학습중심 현장실습’, ‘산학일체형 도제교육’ 등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즉각 폐지하고, 현장실습 근거를 초·중등교육법에 마련하고 관련 법령들을 정비하라고 한다.
현장실습생을 노동력 착취 대상으로 여기는 기업과 취업률 경쟁으로 교육과정을 왜곡해 온 교육부, 교육청, 저임금 노동력으로 학생을 공급한 학교 모두의 책임으로 보고 있다. 이런 결과가 최근 3년 동안 끔찍한 사고로 이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학교 현장이나 학생, 시민단체 등 모두에게 만족시킬 수가 없다. 현장실습에 대한 문제는 수십 년간 고민해온 일이지만 해결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들의 근본적인 이유는 현장실습을 형식적인 교육훈련과정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는 이론교육을 제공하고, 산업체는 현장실습을 제공하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 독일의 경우는 학교와 산업체의 교육훈련을 위한 모든 내용이 교육과정에 명시되어 있다. 우리의 경우는 산업체의 현장실습이 학교에서 배운 교육과 연속성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학교 교육과 산업체에서의 교육훈련의 역할과 기능을 재조정하는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 또한, 제도적으로 현장실습을 제공할 수 있고, 교육훈련이 가능한 산업체의 풀(Pool)이 국가 정책 주도로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다. 직업교육훈련정책이 일관성을 잃고 있다. 교육은 정권이 바뀐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교육의 필요성에 따라 교육의 내용과 교수자의 변화가 뒤따를 때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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