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Drone)은 사람이 타지 않고 원격으로 무선 조종으로 움직이는 모든 이동체를 총칭한다. 즉, 하늘을 나는 무인항공기, 지상의 무인자동차, 물 위에서 이동하는 무인 선박, 수중을 이동하는 무인잠수정 등의 기기가 모두 드론에 해당된다.
사람이 타지 않은 인류 최초의 무인비행장치는 1849년 오스트리아에서 열기구에 폭탄을 달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베니스와의 전투에서 사용되었지만 임의로 조종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지금의 드론과는 차이가 있다. 이후 남북전쟁에서 열기구에 폭탄을 실어 타이머를 맞춰 폭탄 떨어뜨리는 형태로 발전되었고, 1915년 영국의 육군항공대(Royal Flying Corp)는 정찰기를 이용해 독일군 진영을 1,500장이 넘는 사진을 촬영하여 철도 상황을 파악함으로써 전투에 활용하기도 했다. 1918년 미국 GM 사는 폭격용 무인항공기인 ‘버그(Bug)’를 개발하는 등 군사목적으로 무인비행기 개발은 지속되었다.
‘드론’이라는 이름은 언제부터 사용된 것일까? 1935년 영국왕실해군은 ‘퀸비(Queen Bee, 여왕벌)’라는 사격연습용 무인비행기를 만들었는데, 미국 해군에서 이에 대응하여 대공포 사격훈련용 무인비행기를 제작하였다. 이 때 원격조종 비행기의 엔진소리가 윙윙거리는 벌의 날갯짓 소리와 비슷하여, 여왕벌에 상응하는 ‘수벌(Drone)’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 그 유래다.
고가의 군사용 드론이 우리 일상 가까이로 오게 된 데는 19세의 멕시코 고등학생이었던 조르디 무노즈의 역할이 있었다. 그는 미국의 DIY(Do It Yourself) 드론 커뮤니티 사이트에 “저는 아두이노 보드와 닌텐도의 컨트롤러에서 추출한 센서를 이용하여 무선조종(RC) 헬리콥터 자동조종장치를 만들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당시 이 사이트 운영자인 크리스 앤더슨이 이 아이디어의 가치를 알아보고 개발지원을 하다 이 둘은 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바로 그 유명한 3DR(3D Robotics)이라는 회사의 이야기인데, 이 회사는 소프트웨어와 각종 센서를 탑재한 저가의 센서 드론을 보급하였고, 이것은 드론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한 초석이 되었다.
드론은 농업, 지형 탐사, 취미, 택배 배달, 방송 촬영, 재난 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농업 분야에 있어서 드론의 활약이 두드러졌는데, 드론을 이용해 파종을 하고, 농약을 살포하며, 작물의 상태를 카메라로 확인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국토조사 분야에서도 카메라가 탑재된 드론으로 영상촬영을 함으로써 드론은 국·공유지의 실태조사, 영상지도 제작, 지형 촬영 등에 활용되고, 정찰 감시가 필요할 때도 드론은 사용된다. 뿐만 아니라, 드론은 재난 발생 시 인명 구조 분야에서도 그 활약이 눈부신데, 해양사고 발생 시 구조대 대신 먼저 가서 구명튜브를 내려줌으로써 생명을 구하기도 하고, 홍수나 지진 같은 재난 후 수색 및 구조에도 동원된다. 구조대가 가기 힘든 곳을 드론이 가서 식량, 의약품 같은 구조물품, 구명조끼 등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 분야에서는 멸종동물의 지역분포와 이동경로를 확인하는데 활용되고, 미디어분야에서는 영화 방송 등의 촬영에도 드론이 이용되며, 무대 위의 가수 주변에 드론을 띄워 신비한 무대를 연출할 수도 있다. 또한, 드론을 원격으로 조종해 롤러코스터 같은 레일을 따라 날면서 장애물들을 피해 속도 경쟁을 벌이는 드론레이싱 경기는 이미 인기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한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드론이 활용된다. 소프트웨어와 드론을 이용해 인간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 인텔의 드론군집비행 드론쇼는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이것은 프로그램을 통해 1,282대의 슈팅스타 드론 간에 충돌 없이 원하는 모양을 보여주도록 제작된 것으로, 드론들이 한꺼번에 날아올라 밤하늘을 수놓으며 환상적인 ‘드론 퍼포먼스‘를 만들어내어 전 세계인의 경탄을 자아내었다.
지난 2013년, 세계적인 물류업체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조스는 “5년 안에 드론 기술과 인터넷 기술을 결합, 당일 주문, 당일 배달이 가능한 시대를 열겠다”고 한 선언한 이후, 2016년 12월, 드론을 통한 배송서비스 ‘프라임에어(PrimeAir) 서비스’가 영국 캠브리지에 있는 고객을 시작으로 그 이듬해 2017년 캘리포니아에서도 성공함으로써 그 가능성을 열었다.
하지만 2018년 현재, 이 프라임에어 서비스는 프로토타입(시범 서비스)에서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최신 배터리를 탑재했음에도 신발상자보다 큰 짐은 나를 수 없고, 물류센터와 약 1마일(16km) 거리에 있어야 하는 점, 나무에 둘러싸이거나 높은 빌딩이 배송지라면 드론의 착지가 쉽지가 않은 점, 미연방항공국(FAA)의 최신의 규제정책이 아마존의 드론배송을 허용하지 않은 점, 드론은 400피트(약 120m) 이하에서만 비행이 허락되는데, 드론이 서로 충돌하지 않으려면 이 공간에서의 항공교통관제시스템이 필요한 점, 드론 운행이 사생활 침해, 테러 등의 가능성에 노출되어있다는 점 등의 많은 이유가 있다.
인간의 도전은 끊임이 없다. 필자의 어릴 적 꿈이었던 자가용 비행기 드론은 세계 각국에서 개발되고 진화하고 있고, 현재 수중, 육지뿐 아니라 공중에서도 운행 가능한 드론이 발표되었다.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사회적인 협의와 법적인 부분까지 보완되어, 언젠가 하늘의 교통지도가 생겨, ‘꿈의 드론’을 타고 바다, 땅, 하늘을 자유롭게 다닐 인류의 미래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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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혜영 교수(sweetcandice@hanmail.net)
KAIST 신소재공학 전공 학·석사학위를 받고 KAIST홍보이사, KAIST입학사정관원,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 ㈜엠지텍 부사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잉글리쉬나라 대표, 용인시디지털산업진흥원 창업지원센터장을 역임했다. 용인 관내기업의 창업지원 및 용인시 초·중·고 IT/SW코딩교육을 총괄 운영했으며, 현재, 4차 산업혁명 전도사로서 활발한 강연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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