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학입시 제도 개편작업이 마무리됐다. 이번 개편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논란과 논쟁을 야기했다. 논의 과정 자체가 그만큼 복잡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직접 스스로 결정하지 않고 국가교육회의에 하청을 주고, 국가교육회의는 또다시 공론화위원회에 넘기는 식의 과정이 전례 없는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끝없는 토론이 벌어지면서 토론공화국이 됐다.
대입제도 논의 과정에서 언제나 초점이 되는 것은 공정성과 창의성이다. 두 과제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이번 공론화 과정에서도 이 문제는 특히 두드러졌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과거처럼 단순한 암기지식만으로는 안된다는 데는 누구나 공감했다.
따라서 창의적 지식과 정신을 가진 인재를 선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비등했다. 이런 요구가 이토록 비등했던 일은 일찍이 없었다. 그렇지만 동시에 선발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저변의 요구도 강렬했다. 대학입시가 특권의 세습통로가 되지 않고, 잠재적인 실력을 측정하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명제였다.
수능위주 전형과 학생부위주전형은 바로 이런 2가지 상반된 요구와 직결된 문제였다. 공정성만을 강조하다 보면 수능이 가장 간명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학생의 잠재능력과 창의력을 온전히 평가할 수 없다. 교육부가 정시비중을 30% 이상으로 정한 것도 이런 상반된 요구를 조화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평가된다.
이번 결정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여전히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그 비율이나 제도적 틀만 가지고 논쟁을 계속할 수는 없다. 또 당장 수능 절대평가를 전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달성할 수는 없다.
이번 결정과정이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공론화 과정 자체의 의의를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사실은 국회가 공론화 역할을 할 수만 있다면 좋지만, 사실 우리 국회는 그런 자세가 돼있지 않다. 따라서 이번 공론화과정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국회 대신 수행한 셈이다.
그러므로 이제 교육부는 어렵게 도출된 제도에 대해 각계 설득과 함께 내실을 기하기 위한 후속조치를 준비해야 한다. 특히 사교육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지적에 유념해야 한다. 아울러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도 사회에서 존중받으면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가꾸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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