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이 학생의 기업가정신을 심어주겠다고 나섰다.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은 지난달 20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초‧중‧고 학생 창업체험과 발명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의 목표는 “학생들의 기업가정신을 함양하고 창의성을 함양할 수 있는 메이커교육을 포함한 창업체험교육 및 발명교육 등을 활성화하기 위한 인적‧물적 지원 및 기관 간 사업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협약에 따라 교육부와 특허청, 시도교육청은 앞으로 학생과 교원을 대상으로 한 창업체험교육과 발명교육 콘텐츠를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테면 시·도교육청은 학생들을 상대로 창업체험 교육에 나서고 지역 인프라를 활용한 학생 창업체험교육을 확산하기로 했다.
이날 박춘란 교육부차관은 “혁신성장의 핵심사업인 창업이 활성화 되고 4차산업혁명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초·중등 단계에서부터 학생들의 기업가 정신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 정부가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혁신성장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렇다고 혁신성장에 아이들을 참여시키고 학생들에게 기업가정신을 함양시킨다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특히 창업체험교육에 초등학생까지 참여시킨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수긍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공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초등학생은 아직 인지가 충분히 성장하지 않은 상태이다. 비유하자면 백지상태와 같은 것이다. 순수하고 튼튼한 마음과 몸을 가꿔나가야 할 단계이다.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세상을 알아가는 시절이다. 그런 바탕 위에서 상급학교에 올라가면서 점차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모색하게 된다. 그런데 초등학생에게 창업교육을 시키고 기업가정신을 주입한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혁신성장과 창업 활성화가 중요하다 해도 이를 위한 지적 정신적 역량이 갖춰져야 한다. 그런 역량이 충분히 갖춘 상태에서 교육을 해야 효과도 클 것이다. 반면 역량이 넉넉히 갖춰지지도 않았는데 공연히 창업교육이나 기업가정신을 주입한다는 것은 맑은 물에 먹물을 끼얹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오히려 잘못된 경제관념을 심어주기 쉽다.
올바른 경제관념보다는 ‘욕심’만을 추구하고, 세상을 오직 돈이라는 하나의 잣대만으로 바라보게 만들 공산이 크다. 초등학생에게 경제관념을 가르친다 하더라도 그 나이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교육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