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학입시 개편문제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지난달 30일 제4차 회의를 거쳐 3가지 쟁점을 공론화에 부치기로 했다. ‘학생부 위주 전형과 수능전형간 비율’, ‘수능 최저학력 기준 활용 여부’, ‘수능 절대평가 전환 여부’ 등 3가지이다.
반면 학생부 개선방안, 수능-EBS 연계율, 시험 범위 조정 등 공론화 대상에서 제외된 세부사항은 모두 교육부 몫으로 돌아간다. 국가교육회의는 대입전형의 현행 수시·정시 분리 체계를 유지하라고 교육부에 권고했다. 교육부가 무분별하게 국가교육회의와 공론화에 떠넘겼음이 입증된 셈이다.
이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짧지 않은 과정이 남아 있다. 국가교육회의 대입특위가 8월 중 대입개편공론화위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권고안’을 마련한다. 국가교육회의는 이 권고안을 바탕으로 최종권고안을 확정해 교육부에 넘긴다. 그리고 교육부는 그 최종 권고안을 받아 대입개편안을 마무리한다. 그 시기는 8월 말로 예정돼 있다. 참으로 구절양장(九折羊腸) 같은 여정이다. 애초 교육부가 고도로 복잡한 사안을 스스로 결정하기를 포기하고 국가교육회의에 넘길 때부터 예고된 일이다.
표면상 공론화 쟁점이 3가지로 압축됐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게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공론화 대상 여부를 불문하고 여러 쟁점들이 서로 연결돼 있다. 때문에 사안마다 구체적인 개편 시나리오를 만들다보면 너댓개의 개편시안이 도출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권역별 토론회 등을 진행하다보면 시나리오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선택의 변수는 더욱 늘어나고, 논란도 더욱 증폭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대입제도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잦아들기는커녕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생긴다. 잘못 처리되면 정부의 신뢰성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수도 있다.
결정장애 증상을 보이는 교육부의 일처리를 지켜보면 과연 8월말까지 문제가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려와 의문이 크기는 하지만, 지금 되돌릴 수도 없다. 남은 과정이나마 무난하게 마무리되기를 바랄 수 밖에 없다. 그것은 교육부의 책임이다. 특히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떠맡아야 할 책무이다. 어느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아무래도 김상곤 부총리는 이번 개편작업을 원만하게 마무리하는데 자리를 걸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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