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사상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올림픽은 많은 화제를 낳으며 온 국민을 웃고 울게 했다. 젊은 선수들의 열띤 경기모습을 보고 온 국민이 한마음 한뜻이 됐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선수들은 과거처럼 금메달 강박증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신의 재능과 기량을 발휘했고, 국민들은 그런 모습에 아낌없는 갈채와 격려를 보냈다. 더 이상 메달이 지상목표가 아님이 입증됐다. 우리 국민과 선수들의 자세와 마음이 과거에 비해 크게 성숙한 것이다.
금메달 강박증은 사실 선수들의 마음을 좀먹는 일이다. 성취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좋다. 그렇지만 그것이 지나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고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낙망할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다. 사람마다 가진 재능과 기량을 갈고닦으며 선보이는 과정의 하나일 뿐이다. 스포츠도 사람이 가진 여러 재능 가운데 일부로서, 탁월하고 잘 훈련된 재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면 그 자체로 보람있고 아름다운 일이다.
이번 평창올림픽의 과정과 결과는 학교체육에도 반영돼야 한다. 학교체육은 1차로 학생들의 심신단련에 의의가 있다. 그리고 운동에 소질 있는 학생을 찾아내 키우는 과정이다. 따라서 교육의 일부분인 것이다. 나아가 어떤 종목에 특별한 소질이 있다고 판명될 경우 학교나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은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타고난 재능을 발견하고 즐거운 가운데 배우고 익혀서 탁월한 성과를 내야 학생과 학부모, 학교와 지역사회 및 국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역시 지나쳐서는 안된다. 상급학교 입학수단이나 입상강박증으로 변질된다면 학교체육의 본래 의미는 퇴색되고 만다. 더욱이 학교 운동부와 관련된 금품수수 등 비위까지 저질러진다면 학생의 재능이 건전하게 발전하기 어렵다. 도리어 당사자와 모두에게 상처만 남긴다. 한때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정유라 부정입학 사건도 바로 그런 상처의 하나였다.
이제 학교체육과 운동부도 그렇게 배우고 익히는데 우선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운동부 비위가 적발된 학교에는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했다. 모든 지원을 끊겠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조치는 학교체육의 바람직한 방향에 비춰 필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앞으로 정부와 교육청, 그리고 학교가 함께 학교체육의 풍토와 방향을 혁신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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