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하던 일이 사실로 드러났다. 교육부 조사결과 대학교수들이 자신의 논문에 미성년 자녀를 공저자로 끼워 넣은 사례가 지난 10년간 29개 대학에서 82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균관대에서 가장 많은 8건이 적발된 것을 비롯해 연세대 7건, 서울대·국민대 각 6건 등 국내 주요대학에서 이 같은 몰상식한 일이 벌어졌다. 대학에서 신고하고 덮어둔 사례가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런 사례까지 더하면 더 많을 듯하다. 교육부의 추가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대학교수들이 논문에 고교생 자녀를 공저자로 등록한 것은 아마도 대학입시를 겨냥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녀가 대학입시의 특기자전형 등에서 유리한 점수를 받도록 하기 위한 ‘꼼수'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적발된 논문에 대해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자녀들이 실제로 연구에 기여했는지를 검증해 달라고 대학에 요청했다고 한다. 만약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 사실이라면 대학과 학계의 신뢰도를 치명적으로 저하시키는 행위이다. 더욱이 대학입시 전형의 자료로 사용됐다면 부정입학이라고 할 수도 있다. 2014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논문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것이 금지됐다고는 한다. 그렇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그 이후에도 특기자전형에서 논문을 지원자격 가운데 하나에 포함시켰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학입시의 핵심은 ‘공정’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중고교 학생과 학부모들이 적어도 대학입시만은 공정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그런데 교수의 논문에 자녀의 이름을 부당하게 올렸다면 공정의 원칙에 대한 치명적인 훼손이다. 또한 대학 교수는 우리나라 지성의 상징이다. 또 대학의 핵심구성원이다. 그런데 그런 교수들에 의해서 불공정행위가 저질러졌다면 더욱 큰 문제이다. 작게는 대학과 중고등학교의 학생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줌은 물론이려니와, 우리 사회의 신뢰기반까지 흔드는 행위이다. 따라서 반사회적 행위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교육 당국은 이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입학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연구윤리를 다시 세우고, 우리 사회의 신뢰와 상식을 되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상처받은 수험생 마음을 달래줘야 한다. 교육부의 엄정한 처리를 촉구한다.
.gif)
.jpg){kind=small}
.jpg)
.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