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해 연말에 까다로운 돌 하나를 던졌다. 교장공모제를 확대한다는 정책이었다.
경력 15년 이상 교원이면 응모할 수 있는 내부형 공모 학교를 15% 내로 교육감이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을 폐지하고 교장공모제 절차를 보완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 입법예고까지 했다.
교장공모제는 승진을 중심으로 하는 교직 문화를 개선하고 능력 있는 교장을 공모해 학교 자율화와 책임경영을 실현한다는 취지에서 2007년 도입됐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이 제도에 따라 임용된 교장은 그다지 많지 않다. 올해 3월 1일 기준으로 공모학교 1792곳에 임용된 교장 가운데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는 89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제한 규정을 없앤다는 계획이다. 이제 다시 본격적으로 해보겠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교장공모제 확대취지는 교단에 새로운 수혈을 통해서 보다 신선하고 혁신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그런 요구에 일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반면 교단의 안정을 흔들 여지도 있으므로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은재(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교사와 교육청 등의 공무원 67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교장공모제 확대에 대한 반대의견(62.8%)이 찬성(31.7%) 의견보다 많았다. 따라서 우선 기존 교사와 교직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보는 것이 일의 순서이다.
아니나 다를까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 강력이 반발하고 있다. 교육현장의 편향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교총은 주장에 그치지 않고 직접 행동에 나서고 있다. 교총의 반대에는 다분히 기존 교장들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점잖은 교육전문직의 단체라고 자처하는 교총의 과격한 움직임이 찬성할 만한 것은 아니다. 교장공모제가 왜 나왔고 교육부가 왜 확대하려고 하는지 냉정하게 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교육부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교육감협의회를 비롯해 몇몇 교육단체가 찬성하고 있으니 된다는 간단한 생각으로 덤벼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중요한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보다 충분한 여론수렴과 협의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교육부와 교총은 즉각 대화에 나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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