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문학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한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11일 함께 내놓은 '인문학·인문정신문화 진흥 5개년 기본계획'을 보면 초등학교부터 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에 맞는 인문교육을 실시해 국민의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겠다는 것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단계에서는 국어 시간에 '매학기 책 한 권 읽기' 활동을 하고 대학에서는 모든 계열 학생이 인문강좌 필수학점을 이수하게 한다는 것이다. 또 인문한국(HK)연구소 일부를 지역인문학센터로 지정해 연령별 인문교육과 소외계층을 위한 인문학 강좌를 실시할 계획이다. 유럽의 '문화수도'처럼 다양한 전시·체험활동을 여는 '역사문화도시' 사업을 육성하고, 고령화에 대비해 독서치료를 대중화하는 등 사회문제에 대한 인문학적 대응법을 찾는다는 방안도 담겼다. 아울러 문학·역사학·철학 같은 기초연구와 아랍어·그리스어 등 소외분야 지원을 늘리는 것도 포함됐다.
사실 최근 우리나라는 인문학소양이 부족하다는 반성과 자각이 무성하게 일어났다. 우리나라가 최근 겪는 여러가지 사건과 일탈이 상당부분 인문학적 소양 부족 때문이라는 자각도 나온다. 경제적으로도 창의성있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오지 않는다. 이런 풍토에서 인문학을 착실하게 학습하겠다고 하는 사람도 많지 않고 애써 학습한 사람은 생활고에 시달린다. 때문에 원천적인 학술자료와 원천적인 기술을 외국에서 들여와야 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말미암아 책읽기도 줄어든다고 한다. 이때문에 대형 출판도매상이 부도나고 출판계도 곤경에 빠져들었다.
우리나라가 초등학교나 중학교 단계의 학업평가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창의가 발휘돼야 할 대학이나 성인단계에서는 오히려 뒤처진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학술과 문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되지 않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이제라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책을 내놓은 것은 일단 환영할 일이다. 그렇지만 이를 제대로 적용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최근 전남 나주시가 시립도서관과 빛가람시립도서관의 자료실을 야간에도 개방하기로 한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 대책과 실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문학에 대한 흥미와 천착을 가로막는 요인들을 찾아내 올바른 대책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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