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청소년 진로체험활동 : 학교-지역-기업의 협업
임지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학교와 지역사회 체험기관에서의 화두는 자유학기제 교육과정을 통한 다양한 청소년 진로체험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교육부에서 다양한 체험처와 프로그램을 발굴하였지만, 지역 체험처 프로그램의 질과 발굴 체험처의 지속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필자는 얼마 전 스웨덴의 학교와 지역청소년시설, 기업체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자유학기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학교-지역 연계가 안 되는 이유는 학교의 이해부족으로 협조가 부족하다는 지역 담당자들의 응답이 많았다.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된 2016년에 실시된 본원의 조사결과에서도 학교의 지역 이해부족이 여전히 중요한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한 가지 대안을 스웨덴의 학교-지역-기업의 협업 활동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첫째, 지역청소년센터에서는 학교와 기업이 연계하여 학생이 지역 기업에서 진로체험을 할 수 있도록 코디네이터뿐만 아니라 교육 협업공동체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청소년센터가 학교에서 지역 기업들 설명회를 개최하고, 학생 개인차원에서도 상담과 진로찾기를 연결해주고 있다. 청소년 진로직업소개센터뿐만 아니라 청소년활동센터에서도 활동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진로나 취업과 연결될 수 있도록 신속한 원스톱 응급처치와 적절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둘째, 학교에서는 현장체험학습이라는 학교 교육과정의 개선과 교사의 지역교육공동체와의 협업 의식을 바탕으로 한 학교-지역-기업의 연계운영이 상호 분명한 협업 활동으로 이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청소년센터에서 아무리 학교와 협업을 하려고 해도 교사들이 지역기관에 대해 잘 모르고 활용대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지역-학교 연계라는 말이 힘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가 먼저 협업의식을 가지고 변화될 때 지역센터와의 협업이 가능하다. 지역 또한 학교의 교육과정과 친밀해야한다. 이는 교육과정의 지속적인 개선과 지역교육 멘토의 교육지원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셋째, 스웨덴의 중학교 2주간의 현장 직업체험 내용이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다고 느꼈다. 직업에 필요한 교육이나 지식과 기술 등의 정보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기업 현장에서 회사가 직원에 대해 어떠한 기대사항을 가지고 있는가, 회사의 규칙 및 규정은 무엇인가, 회사 경영주는 어떤 일을 하는가 등을 직접 체험하고 미래 직업을 위해 어떤 고등학교를 선택할 것인가, 자신의 적성과 맞는가에 대한 내용을 체험하고 다른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제공하는 점이다.
스웨덴의 교육에서 흥미로 왔던 점은 청소년과 청년의 청소년활동과 취업진로체험활동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학교 교육과정과 지역사회 프로그램․기업교육․평생교육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청소년교육과 성인교육을 구분하기 보다는 통합적으로 사회에 활용되는 교육, 취업이 되는 교육, 공동체를 통해 다양한 연령과 계층이 어우러지는 공동체 활동 등을 통해 인성교육과 진로교육, 취업정보 등이 연결되도록 지원하는 통합적 정책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교육과정의 개선과 교사의 분명한 협업의식을 바탕으로 기업과 지역청소년센터와의 협업의식이 상호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학교-지역 연계를 위한 협업 활동이 너무 어렵고 학교 교사의 인식도 부족하다. 그러나 학교가 지역으로, 지역이 학교로, 지자체와 기업이 학교와 지역으로 상호 교육공동체로서 협업 활동의 필요성과 방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의 중학교 진로교육 및 직업체험 프라우(PRAO)와 한국의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서로 명칭은 다를지라도 이러한 학교와 지역, 기업이 협력하여 학교에서 배운 것이 지역사회 기업에서도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교육과정을 개선하려는 방향과 필요성은 다르지 않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스웨덴의 특징을 필자는 학교의 선제적 협업의식에서 찾을 수 있었다.
자유학기제를 통한 지역-학교 연계는 학교의 선제적인 지역과의 협업의식과 지역연계 교육과정의 개선이라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물론 자유학기제 이전에도 지역사회에서는 청소년 직업체험활동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학생 대다수가 학교에 있는 현실에서 학교가 지역과 협업하지 않고는 다양한 진로체험활동의 현실성과 효과성을 확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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