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세우고,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세운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준비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첫 단추를 잘 끼워야 좋은 출발을 한다는 뜻일 게다. 부장교사에게 이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부장교사는 하루의 계획을 하루 전에 세우고, 일 년의 학교교육과정을 겨울에 미리 세운다.”
생각해보라! 교사 개인의 계획조차도 아침에 세우게 되면 아침이 아주 바쁘고 시간에 쫓기게 된다. 출근하면서 과연 좋은 생각을 할 것인가, 마음이 급한 나머지 교통사고의 위험까지도 있지 않을까? 미리 준비하는 것은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고, 이는 나를 비롯한 학교, 나를 만나는 사람에게 대하는 배려를 의미한다. 준비된 부장교사는 아침이 여유롭고, 차를 한잔 권할 수 있고 편안한 표정으로 교사를 만난다. 허겁지겁 출근하여 학교의 일은 커녕 자신의 몸 하나 가누지 못하는 사람이 남을 위해 일을 할 것인가, 아니면 밝은 표정과 여유로운 마음으로 무장한 사람이 남을 위해 일해 줄 것인가? 답은 자명하다. 부장교사는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의 주역으로서의 큰 역할을 맡은 사람이다.
준비된 부장교사는 준비된 교사와도 일맥상통한다. 학급에서 좋은 수업을 실현하고자 학생의 생각과 활동이 중심이 된 수업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것은 교육과정의 재구성, 교사의 언어, 학습목표, 평가, 학습자료, 기다림, 인내, 신뢰관계 등을 포함한다. 준비된 교사가 성공적인 학급을 만들어낸다. 마찬가지로 학교의 내일을 열고자 미리 고민하고 소통하며 준비하는 부장교사는 학교를 성공적으로 만드는 개척자임에 틀림이 없다. 학교 관리자와 사전에 상의하기, 도움이 필요한 동료와 함께 고민하기, 학교의 정규직이든 비정교직이든 모든 교직원과 학생의 일을 돕기 등은 진정 학교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를 자명하게 해준다. 동료들과 차별 없이 대하고 서로 존중하는 마음은 일상이 민주적인 외형으로 나타나, 자연스럽게 학생들은 존중과 민주주의를 삶 속에서 구현하게 되는 것이다.
부장교사를 ‘사람’으로 바꾸어도 별 무리가 없다. 부장교사도 사람이기에 노력을 하면 잘 해 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부장교사가 진심을 갖고 사람을 대하고, 사람으로 승부할 때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풀리고 분명히 길이 열린다. 중책을 맡은 부장교사라 하여 지나치게 많은 기대를 하여 부담을 갖게 하는 것도 옳지 않다. 부장교사를 관리자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모범생으로가 아니라 진심으로 대하고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찬 인간미를 갖춘 사람으로 대한다면 마음 편하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일반 교사 역시 ‘우리 부장님이 다해 줄거야’라고 안이하게 떠넘기는 태도로 생각하기 보다는 진심을 다해 인간적으로 대할 때 ‘우리 학교의 부장님’은 더욱 긍지를 갖고 학교의 희망을 이야기 할 것이다.
힘든 자리이지만 중요한 자리이기에, 내가 아니면 다른 이가 고생한다라는 이타심과 절박함으로, 오늘도 희망의 걸음을 뚜벅뚜벅 걸어가며 혁신의 노를 힘차게 저어 학교 구성원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학교가 바로 설 수 있다.
준비된 부장교사가 학교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공동체의 주역으로서 중차대한 역할을 해낼 때 학교는 원만하게 작동을 한다. 그의 뜨거운 열정과 우직한 노력이 있기에 대한민국의 교육이 오늘도 바로 향한다.
“이 땅의 모든 무명 부장님들 모두 힘을 내세요! 무명부장교사가 학교의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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