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교육계에는 “교실이 무너지고 있다.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 고로 교육이 대란을 맞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한탄의 소리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교육부에 의하면 2010년부터 지난해 1학기까지 총 2만6411건의 교권침해가 있었다고 한다. 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교사의 87%, 학생 71%가 자기 학교에 교실붕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응답했다. 앞으로 더 심각해 질 것이라고 답했다.
교실이 무너지면 학교가 무너지고 그것은 곧 교육의 총체적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교실에서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려면 교사는 학생들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하고 학생들은 교사의 지시를 따르는 등 규율을 지켜야 한다.
지난해 인터넷에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교탁에 있는 교사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건들고, 하물며 빗자루로 폭력까지 휘두르며 조롱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야말로 무법천지와 흡사하다는 것을 느꼈다.
교사는 교실에서 이미 학생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잃어버렸고, 가르치는 자로서 응당 갖추고 있어야 할 권위마저 위협받는 처지에 이르렀다. 학생들에 있어 교사는 시장통에서 만난 ‘아저씨’ ‘아줌마’에 지나지 않는다. 고로 교사의 지시·꾸지람 등은 영이 서지 않고 공연한 참견이나 잔소리로 여겨진다.
물론 교사란 교실에 군림하는 절대자도 아니고, 완벽한 도덕적 인격자도 아니다. 그러나 교사에 대한 최소한도의 신뢰·존경이나 권위가 인정되지 않는 곳,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최소한도의 순종이나 승복이 따르지 않는 곳에서 교육이 설 자리는 사라질 것이다. 교실 안의 불신 풍조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까지 휩쓸리고 있다.
떠나는 학생과 떠나보내는 교사가 서로 눈시울을 붉히며 석별의 정을 나누는 정겨운 졸업식장은 골동품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해방 이후 천막교실이나 과밀학급, 황폐화된 교육환경 속에서도 학교조직에 공동체적 사회기반이 살아 있어 학교의 질서나 사제 간의 신뢰와 존경은 유지될 수 있었고 교육기능은 수행될 수 있었다. 그러나 학교 공동체가 붕괴된 상황에서는 아무리 훌륭한 물리적 교육환경이 갖추어져 있더라도 학교조직의 질서 유지와 기능 수행이 불가능해진다.
요즘 교사들을 만나보면 “내 말이 학생들에게 씨알이 먹혀들지 않아 못 가르치겠다.”는 말을 자주한다. 상당수 교사들은 교사로서의 긍지를 잃은 채 교사직을 떠나려 하고 있거나 깊은 좌절감에 빠져있다. 지금이라도 지혜와 힘을 모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학교가 무너지면 우리 사회의 미래도 없다고 본다. 아무리 교육 수요자의 요구를 존중한다 하더라도 교원의 교권은 유지되어야 한다. 무너지는 학교, 흔들리는 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교원들의 사기진작과 교권 회복을 위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사는 적극적으로 자기 권위를 스스로 구축하여 교사의 내재적 권위를 근원적으로 확보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교사 스스로도 자포자기하지 말고 자긍심을 갖고 교사의 권위를 스스로 높이기를 교사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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