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하면서 행복해 하는 아이를 만나는 일은 참 드뭅니다. 학교에서 상담은 문제 상담이 주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주요 사건은 교권침해, 무단결석, 흡연, 학교 폭력 등이 있습니다. 이번에 상담한 한길이는 선생님을 도와주러 왔다가 우연히 상담하게 되었는데 행복해 보였습니다. 한길이와 나눈 행복 상담 이야기입니다.
한길이는 얼굴이 서글서글하니 착해 보였습니다. 밝은 모습의 한길이와 바로 ‘발목을 붙여라’ 활동을 했습니다. 활동 규칙을 이해하니 적극적으로 임했습니다. 발목을 붙이고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것인데, 내 팔을 잡으면서 열심히 발목을 붙이고 이동을 했습니다. 활동을 마치고 나서 재미있다고 합니다.
한길이에게 살면서 재미있던 것에 대해 물었습니다. 게임할 때, 여행했을 때, 그리고 제과제빵을 배웠을 때를 꼽았습니다. 각각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게임은 열심히 노력했을 때 우월감과 관심,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재미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행은 모여서 재밌게 놀고 맛있는 것도 먹고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 있어서 좋다고 했습니다. 또, 중학교 때 방과 후에 제과제빵 과정에서 빵을 만드는 일이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 내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한길이에게 어떤 면에서 무에서 유로 만들어 지는 것을 느꼈는지 물었습니다. 보잘 것 없는 재료들이 모여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빵과 과자가 만들어지는 것이 참 신기했답니다.
재미의 반대말은 무엇인지 물으니 지루함이라고 답했습니다. 지루했던 기억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길이는 학교 수업과 예배 시간이 지루했다고 합니다.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가르쳐주지 않고 주요 과목만을 가르쳐 흥미를 잃었고 예배 시간에 이해가 가지 않는 내용을 반복해 들어야 하는 것이 시간 낭비 같다고 했습니다.
한길이의 꿈은 자신만의 빵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혹시 꿈을 방해하는 것이 무언가가 있는지 물으니 게임과 아빠를 꼽았습니다. 게임을 계속하게 되면 나만의 빵을 만드는 꿈을 이루지 못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다른 진로를 원하는 아빠와의 갈등은 나중에 돈을 벌어 분가 후에 성공을 하면 해결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게임 문제도 주말이나 쉬는 날에 몰아서 하면 될 것 같다며 스스로 해결책도 제시했습니다.
한길이의 꿈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전략을 함께 짰습니다. 먼저 다음 주에 있을 제과 제빵시험 준비를 열심히 하겠다고 합니다. 오늘부터 저녁에 자격증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한길이에게 10가지 긍정적인 문장을 주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고르게 했습니다. ‘나는 창조성을 인정받는다’, ‘이제 나는 내 자신에게 치료를 허락 한다’라는 문장을 가지고 여러 번을 같이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상담을 마치면서 지금까지 받아 보았던 상담과는 다르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맘껏 하고, 지금 해야 하는 일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남겼습니다.
한길이는 빵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면서 공부에 관심 없었던 것, 빵을 선택하면서 생긴 아빠와의 불편한 감정을 조용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자신 안에 깊게 흐르는 더 큰 꿈을 듣고 있는 것입니다. 중학교 때 접했던 제과 제빵 인식이 나만의 빵으로 성장하여 확실하고 명료하고 강렬해 지면서 꿈을 보는 아름다운 눈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하루하루를 행복하고 만들고 있었습니다.
행복을 주는 당신만의 빵을 찾고 싶다면.
자기 전 뜨거운 욕조에서 휴식을 취한 후 찾고 싶은 것을 종이에 써 보시기 바랍니다. 단순히 노트에 질문을 던지면 됩니다. 이런 질문들은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능력과 삶을 행복하게 하는 꿈을 발견하게 해 줄 것입니다.
방승호
사회복지학 박사
한국모험상담나눔센터
「기적의 모험놀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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