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자기반 아이들을 잘 보살피는 선생님으로부터 상담 의뢰가 왔습니다. 한 아이가 소화가 안 된다며 보건실을 자주 간다고 했습니다. 아이는 뭐든지 열심히 하려고 하는 아이라고 했습니다.
교장실을 찾은 건모는 덩치가 꽤 컸습니다. 단정한 차림에 예의 바르게 행동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불안해 보였습니다. 자리에 앉아 마실 것을 준 뒤 곧바로 팔씨름을 시작했습니다. 몇 가지 활동을 하고 나니 긴장감이 풀리는 듯 웃음을 지었습니다.
요즘 해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산다고 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다’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화살표로 밑으로 그린 다음 아무 생각 없을 때 느낌을 쓰라고 했습니다. 불안과 불만, 귀찮은 생각을 적었습니다. 살면서 가장 불안했던 적이 언제였는지 묻자 상대방이 나에게 실망할 때, 나를 이상하게 생각할 때, 그리고 진로에 대해 생각할 때라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물어보니 중학교 때 친구들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괜히 내가 예민하고 걱정할 때라고 했습니다. 불만의 경우, 나의 주변 환경을 냉정이 되돌아 불 때와 일들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을 때라고 합니다. 귀찮음에 대해서는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의욕이 생기지 않을 때라고 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쓴 것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드는지 묻자 “적고 나서 보니 괜한 일로 의기소침 했었다”고 했습니다.
건모와 불편했던 감정을 받아들이는 작업을 했습니다. 앞에 쓴 내용 중 가장 근접한 감정 단어를 찾아 ‘나는 비록’이라는 문장을 만들었습니다. ‘나는 비록 남을 의식해서 스스로 못난 느낌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나를 온전히 마음속 깊이 사랑합니다.’ 이 문장을 눈을 감고 같이 편안하게 다섯 번 읽었습니다. 문장을 읽고 난 뒤 건모는 “계속 이렇게 살면 내 인생을 즐기지 못하고 눈치만 보며 지내게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건모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과거 하면 생각나는 단어로 할머니, 친구들, 이사, 게임, 가정사, 여행, 공부, 학교 등 20여 가지를 썼습니다. 현재와 연관되는 단어로는 여자친구, 성격, 불안감, 스트레스, 발전, 진로, 음식. 미래와 관련한 단어는 가족, 군대, 친구들, 성격, 대인관계, 다른 목표 등을 썼습니다.
그 중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단어를 선택했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친구들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중학생 때 질이 안 좋은 친구들과 어울렸지만 나중에 생각이 바뀌어 친구들을 멀리 했으며,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눈 자리에서 자신의 의견에 확신을 가지 못해 자신감이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상담을 마치면서 건모는 “나를 돌아보면서 고민거리를 털어 놓을 수 있어 후련하다”고 했습니다.
심리학적으로 불안 심리에 대한 그 원인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다고 합니다. 다만 유아기에 엄마의 사랑이 지속적이지 않았을 경우에 불안 장애가 생기지 않을까 추측되며, 특히 아이들에게 조건을 가지고 행동을 요구하게 되면 아이의 마음에 불안감이 더 크게 형성됩니다. 공부만 잘하면 무엇이든지 용서가 되는 조건적 교육 현상이 바뀌어야 아이들이 불안해서 해소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현실에서 벗어나 잡 밖으로 나아가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다만 혼자서 해야 합니다.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혼자서 한 시간 정도를 시간을 보내 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자신이 하고 싶은 목록을 만들고 이번 주말에 실천을 해 봅시다.
방승호
사회복지학 박사
한국모험상담나눔센터
「기적의 모험놀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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