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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길

기사입력 2015-08-28 오전 9:56:00 | 최종수정 2015-08-28 오전 9:56:51

길

신현봉

보물인 줄 알고

속 깊이 간직해 왔던 것들이

쭉정이인 것을 알았을 때

느끼는 기쁨을 그대, 아는가

나는 기꺼이 버리기로 했다

수없이 고쳐만 살고 싶었던

미망에서부터 떠나기로 했다

내 안의 우울한 그림자들을

지워 비리기로 했다

잘못과 허물은 아예 없었던 것으로 하고

즐겁고 아름다운 것들만

가지고 가기로 했다

서러운 오늘의 되풀이에서

멀리 떠나기로 했다

사랑이 빛이 되는 그곳에서

그대는 환하게 꽃으로 피어

웃고 있어라

- 시선집「작은 것 속에 숨어 있는 행복」에서,

엄기원 선정 -

<신현봉 프로필>

· 1952년 충북 제천 출생

·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 1967년《현대시학》전봉건 선생 천료 데뷔

· 시집 「초록의 길」「짝사랑 세계」

「히말라야 가는 길에」외 다수

기사제공 : 주간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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