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영화 <위플레쉬>를 봤습니다. 영화 주인공 앤드류는 음악 학교의 드럼 전공 신입생입니다. 그리고 광기 있는 교수 플레처를 만나 그의 밴드에 발탁됩니다. 풋내기 앤드류는 폭군 같은 선생님 밑에서 좀 심해 보이는 채찍질 같은 교육을 받으며 멋진 드러머로 성장을 하게 됩니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얼마 전 상담했던 아이가 생각났습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선생님이 자기 아이 중에 기타를 치는 민규의 상담을 부탁했습니다. 민규는 거의 수업시간에 참여하지 않고, 자주 선생님에게 화를 표출해서 힘들다고 했는데 막상 만나보니 생각보다 거칠지 않았습니다.
민규에게 가장 원하는 것을 물었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평생 놀고먹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민규가 쓴 문장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잠깐의 시간을 두고 난 다음 다시 읽어 보고 느낌을 쓰게 했습니다. 걱정이 없으며 편안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편안했던 기억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놀러 다닌 것, 어린 시절 외가댁에서 산 것, 그리고 잠잘 때가 가장 편안하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살면서 가장 불편했던 기억들에 대해서는 미래를 생각할 때와 낯선 환경에 처음 있을 때 불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현실에서는 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고 했습니다.
민규에게 살면서 가장 도움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물었습니다. 어릴 때 자신을 보살펴준 외할머니, 기타를 치게 해주는 친구와 부모님, 자신을 바로 잡아주는 기타 선생님께 고맙다고 했습니다.
50살이 된 민규의 모습을 물어보니 그 때의 자신은 세계 투어를 다닌답니다. 때로는 조용한 곳에서 음악을 들으며 낮잠을 자고 한동안은 방안에서 작곡만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8살의 민규에게 편지를 쓰게 했습니다. 야! 네가 잘 알다시피 나는 글 쓰는 것 싫어 하니 길게 안 쓰겠다. 인생에 시간은 넘치고 아직 시간이 많다. 음악도 좋지만, 하고 싶은 것 중 좀 안하는 걸 또 찾아봐라. 그리고 기타 열심히 치고, 음악에 관심 많고 좋아하면 노래도 좀 찾아 듣고 해봐라. 그리고 미래의 일은 비밀이니까 말 안 해 줄 거다. 넌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열심히 해 봐라.
민규는 전 세계를 돌며 연주하는 유명한 기타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부터 해야 할 일로 마음먹은 것을 끝까지 지켜나가는 것과 피아노 연습을 매일 30분씩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영화에서 플레처 교수는 앤드류를 박자 틀렸다고 때리는 등 아이를 몰아치지만 그의 교육으로 앤드류의 내면에 묻혀있는 재능을 만나게 해 줍니다.
우리 주변에는 앤드류처럼 재능을 펼치는데 한계를 느끼고 분노로 표출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아이들의 분노나 좌절의 소리에 귀 기울여 그들의 호소를 소중히 들어야합니다. 왜냐하면 그 소리는 자신의 한계를 말하는 것이며 어디로 가고 싶다는 메시지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합니다>
1. 조용한 장소에 혼자 노트를 가지고 갑니다.
2. 어린 시절 자신의 방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방을 마음대로 다시 꾸며 봅니다.
- 방음장치, 녹음 시설, 영화 시설, 침대 등등
3. 어린 시절 좋아 했던 음식을 써 봅니다.
- 그 중에 한 가지를 주중에 먹어 봅니다.
4. 자신의 습관을 생각하면서 한 가지 확실하게 나쁜 습관을 생각하고 이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어떤 대가가 올지 써 봅니다.
방승호
사회복지학 박사
한국모험상담나눔센터
「기적의 모험놀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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