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동장 한편에 벚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하얀 벚꽃들이 종알거리듯 아이들도 삼삼오오 모여 깔깔거리며 웃습니다. 온 세상이 행복한 듯 보이는데 한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힘들어한다며 선생님 한 분이 자기 반 아이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단정한 교복에 짧은 머리를 한 지은이는 상담실에 들어오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어색해 하는 지은이에게 책상에서 동전을 가져갔습니다. 눈을 감으라 한 뒤, 동전으로 책상 스치는 소리를 내다가 양 손바닥 중 한쪽에 동전을 숨기고 어느 손에 동전이 있는지 맞춰 보라고 했습니다. 오른손을 가르킵니다. 손을 뒤집어 보라고 했습니다. 내가 힘을 주니 양 손으로 힘을 주면서 내 손을 뒤집었습니다. 동전이 나오자 와! 하며 큰 소리로 웃으며 기뻐했습니다. 서로 번갈아 가면서 반복한 후에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살면서 즐거웠던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은이는 자신이 즐거웠던 일들을 말했습니다. 엄마에게 몇 번을 졸라 쌀국수를 먹으러 갔는데 가는 도중 친구를 만나 셋이서 같이 갔을 때 정말 즐거웠다고 했습니다. 또 가족여행 갔을 때도 즐거웠다며 주로 가족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말한 것을 다시 종이에 쓰도록 했습니다. 그 후 다시 읽게 하고 느낌을 물었습니다. 지금도 예전처럼 가족들이랑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어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 물었습니다. 갑자기 지은이의 표정이 어두워지며, 숙여진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볼에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부모님이 싸웠을 때 엄마 편을 들었는데 엄마가 나중에 거짓말을 한 것을 알았을 때 정말 속상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빠가 뺨을 때렸을 때 죽고 싶었다 했습니다. 그 내용을 노트에 적게 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기분을 다시 물었습니다. 서럽다고 했습니다. 또 아프고 외롭다 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부모님의 불화가 제일 힘들다 합니다. 그 문제를 가지고 불편한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감정 치유 작업을 실시했습니다. 지은이는 “나는 비록 부모님의 불화로 아프고 외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나를 온전히 마음속 깊이 사랑합니다”를 쓰고 난 후 눈을 감고 반복해서 다섯 번을 작은 소리로 읽었습니다. 다시 기분을 물어보았습니다. 싱숭생숭하다고 했습니다. 다시 눈을 감은 다음 지금 무슨 생각이 나는지 물었습니다. 아프고 외롭다고 했습니다.
지은이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움츠러들고 용기를 잃어버릴 것 같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그런 마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지 해결책을 찾아보자 하고, 다른 차원에서 나를 바라보며 관점을 바꿔 마흔 살의 지은이가 지금의 지은이에게 편지 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울고 싶을 때 참지 말렴. 힘들 땐 혼자 해결하려는 것보단 엄마와 대화로 해결해 보자. 널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웃음이 많은 아이로 기억되렴. 외롭다고 생각될 땐 산책을 하거나 강아지도 길러보고 식물들도 키워 보아라.’ 라고 현명한 조언을 하였습니다.
지은이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심한 외로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 외로움은 점점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막고 자신과의 접속도 방해하고 있었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쾌활한 척 보이려고 노력하는 모습과, 가족 이야기를 할 때 한없이 흘리는 눈물을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지은이에게 오늘 만남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이렇게 합니다
1. 먼저 종이와 볼펜을 준비합니다.
2. 지금 있는 곳 주변에 있는 사물들을 다섯 가지 씁니다.
- 피아노, 가방, 노트북 등등
3. 그런 다음 그것을 자세히 묘사하고 연상되는 것을 씁니다.
4. 이어서 개인적으로 감정이 있는 물건을 세 가지를 정하고 그것을 보면 어떤 감정이 올라 오는지 써 봅니다.
5. 쓴 것을 가지고 조용히 산책을 해 봅니다.
◆ 주의사항
이 활동은 좀 더 높은 차원의 나와 접속하는 것으로 삶에 감각을 잃어 버렸을 때 중심을 다시 잡아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하여 해 보도록 합니다. 시간은 20분, 장소는 각자, 대상은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가능합니다.
방승호
사회복지학 박사
한국모험상담나눔센터
「기적의 모험놀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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