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는 진로 때문에 전학을 고려하는 아이를 만났습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하루 종일 칠판만 보고 간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졸지 않고 그래도 들으려고 애를 썼지만 지금은 내 뜻과는 상관없이 하루 종일 잠을 자게 된다고 했습니다. 직업 교육하는 곳으로 전학을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얼굴에 붉은 여드름이 듬성듬성 유난히 많은 재인이는 키가 컸습니다. 단정한 교복차림에 목소리가 아주 굵고 믿음직스러웠습니다. 자리에 앉아 어색해해서 바로 손을 내밀고 먼저 팔씨름 한번 해보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팔힘이 약하다고 엄살을 부리면서도 슬며시 손을 내밀며 손을 잡자마자 강하게 힘을 주었습니다. 손이 아주 두툼해 돈복이 많겠다고 덕담을 해 주었습니다. 두 번째 판에서는 이기려고 더 힘을 주니 얼굴이 더욱 붉어졌습니다. 아이가 힘주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마치 늑대가 울부짖는 소리처럼 들렸습니다. 이어서 내가 꽝 하면 꽈광.꽈꽝하면 꽝으로 받아서 말해야 하는 말 받아치기라는 아주 단순한 활동을 몇 번 더 했습니다. 그리고 기분을 물었습니다. 신나고 재미있다고 합니다.
재인이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미용 쪽에 일을 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미용이라는 단어를 다시 보고 중요 표시를 하라고 했습니다. 그런 다음 미용이라는 단어를 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 지 물었습니다. 답을 하지 못하는 재인이에게 감정 카드를 주고 그중에 고르도록 하였습니다. 편안하고, 자신 있다고 했습니다. 다시 물었습니다. 살면서 언제 편안하고 자신 있었는지 교회 갔을 때가 제일 편안했다고 하였습니다. 친구, 가족들과 같이 있을 때도 편안하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두렵고 불안했던 적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가장 두려웠던 적은 어릴 적에 수술을 했는데 수술실에 들어가기 바로 전에 두려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진로 선택과정이 두렵다고 합니다. 진로를 선택할 때 확실히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나에게 맞는 일일까’ 라는 두려움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확실히 기쁜 생각을 할 때는 기분이 좋고,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는 좀 기분이 나쁘지만 지나간 일이니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며 의미 있는 대답을 하였습니다.
살면서 가장 도움받은 사람을 물었습니다. 중학교 선생님과 전도사님이라고 했습니다. 선생님은 고등학교 선택할 때 냉정하게 현실을 말씀해 주시면서도 따뜻하게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를 해주었으며, 전도사님도 교회에 처음 갔을 때 처음부터 챙겨주시고 기도해 주어서 너무나 감사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잘하고 있으며, 널 믿는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신이 난다고 하였습니다.
재인이의 꿈은 미용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대학을 가게 되면 전문대를 가서 취업을 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먼저 자격증 공부를 하겠다고 합니다. 오늘부터 열심히 공부를 해 보겠다고 다짐을 하며 상담을 마쳤습니다.
재인이는 중학교 때는 아무 생각 없이 공부를 하여 어느 정도 성적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는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저한데 정말 필요할까 하는 생각 때문에 공부를 안 하게 되었다며 나름대로 공부를 포기한 이유를 말했습니다. 공부를 안 하면서도 탈선을 하지 않은 이유를 물으니 탈선을 하게 되면 부모님이 속상해하시는 것을 아는데 당연히 나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배웠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서 나쁜 길로 빠지지 않은 것 같다고 당당하게 말을 하였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 상담하면서 안타까운 것 중의 하나가 공부가 좀 부족하다고 해서 모든 것을 못하는 아이로 규정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더욱 그 정도가 심해집니다. 3년 동안 그러한 환경에서 아이들이 짓눌리게 되면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감을 회복하는데 힘들어하게 됩니다. 따라서 중 · 고등학교 시절에 자신의 다양한 능력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먼저 우리는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습니다.
◆ 이렇게 합니다
1. 먼저 편안하게 다음의 내용이 써 있는 종이를 나누어 줍니다.
-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면 나는 을 시작할 것이다.
-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면 나는 을 시작할 것이다.
-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면 나는 을 시작할 것이다.
-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면 나는 을 시작할 것이다.
-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면 나는 을 시작할 것이다.
2. 위에 내용을 빠르게 답을 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3. 주중에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 활동을 한 가지 시도해 봅니다.
◆ 주의사항
이 활동은 자신의 다른 능력을 발견하는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하고 싶은 일 중에 유사한 활동으로부터 시작을 하여도 됩니다. 시간은 30분, 장소는 조용한 곳, 대상은 중학생 이상 가능합니다.
방승호
사회복지학 박사
한국모험상담나눔센터
「기적의 모험놀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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