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와 세 번째 만남을 가졌습니다. 보통 한번 상담하기도 여건상 쉬운 일이 아닌데요. 정원이가 상담 약속을 잘 지켜준 덕분에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정원이는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아이여서 부모님이 걱정이 많았습니다. 처음 상담실에 들어왔을 때 고개를 숙이고 가끔 고개를 들 때 마다 보이는 흰 눈동자가 참 불안해 보였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아이들의 이상한 습관 같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불안해지면 저마다 독특하게 신체 부위 중 한 곳에서 다양하게 반응을 하는 것입니다. 정원이는 불안해 보이면 여지없이 눈을 살짝 들어 올리며 그때 살짝 흰 눈동자가 보이고 다시 고개를 숙이며 표정이 어두워지는 것이었습니다. 일주일 간격으로 세 번째 만남에서 처음 보았던 불안한 흰 눈동자를 볼 수 없었습니다.
항상 상담을 마치고 집에서 해야 할 다음 과제를 내 주었는데 이번에도 잘 해왔습니다. 과제는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자기와의 시간을 통해 느낀점을 적는 것입니다.
첫 번째 과제에서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원이는 사춘기 시절 말썽을 피우고 그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망쳤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한만큼 돌아온다’는 것을 자신의 막된 행동을 통해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다. 방탕한 시간들이 한심했지만 그래도 중학교를 졸업한 것을 그나마 만족한다며 홀가분하다고 했습니다. 과거의 방탕한 이야기의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특히 가족 이야기를 하는 것을 힘들어 했습니다.
두 번째 과제에서는 주로 운동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과제를 읽으면서 특징적인 것은 첫 과제에서 보지 못했던 재미라는 단어가 등장을 했습니다. 짧은 글이었지만 글 속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니 컨디션이 좋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색다른 느낌이라고 하면서 운동 말고 다른 것도 규칙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긍정적인 생각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작업과 그것을 글을 쓰는 것이 주는 보상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상황을 글로 표현을 한 다음 의식적으로 집중해서 산책을 하게 되면 사람은 기분이 전환됩니다. 이 방법은 자기 부상을 스스로 치료 하는 운동선수처럼 자가 치료법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그 후, 세 번째 만남에서 처음에 보았던 자신감 없어 보이는 불안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원이에게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무엇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친구들과 잘 어울렸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친구를 생각하면 무슨 느낌이 떠오르는지 묻자, 걱정스럽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걱정했던 기억 세 가지를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족과 성격이라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가족은 자기에게 항상 걱정의 대상이었으며, 성격은 육상대회에 나갔는데 처음 보는 아이들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는 소극적인 성격 때문에 불안했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다음에 이런 상황이 오면 자신이 먼저 다가가겠다는 이야기도 덧붙였습니다.
정원이는 앞으로 하고 싶은 것 하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행복하기 위해서 많이 웃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보호막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한 정원이는 자신감이 많이 결여 되어 있었습니다. 중학교 시절 낯선 곳에서 혼자 생활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저명한 심리학자인 나다니엘 브랜든은 자신감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습득되는 하나의 기술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자신이 장점을 인식하는 태도가 자신감을 회복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타인의 감탄에 의해 강화된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렇게 합니다
1. 먼저 조용한 곳에서 촛불이나, 편안한 음악을 준비 합니다.
2. 종이와 불펜을 나누어 줍니다.
3. 1부터 20까지 쓰도록 합니다.
4.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자랑스러웠던 일 20가지를 쓰도록 합니다.
5. 자신의 자랑스러웠던 일에 대해 두 명씩 짝을 지어 대화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6. 활동을 마치고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 주의사항
이 활동을 하면서 사소한 것도 자랑할 것이 있으면 할 수 있도록 안내 합니다. 중학교 입학 한 일,남을 도와 준일, 처음 가방을 구입할 일 등. 시간은 30분, 장소는 조용한곳 대상은 누구나 가능합니다.
방승호
사회복지학 박사
한국모험상담나눔센터
「기적의 모험놀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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