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새로운 상담 기법으로 만나는 “날날이 쌤과 함께 하는 행복발전소”에서는 지난 1학기 동안 전학 상담하였던 아이들과 만났습니다. 전학 문제로 상담한 학생이 25명이 되네요. 전학하기 전에 “전학 꼬리표 떼어주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변화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한 달이 지난 후 출결을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전학을 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이 무단결석, 지각이 많은 아이들입니다. 한 달 후에 90% 아이들이 출결이 좋아졌습니다. 40일 이상 무단결석, 지각했던 아이가 질병 결석 2회로 줄어드는 기적을 만들어 냈습니다.
2학기 들어서 지난 3월 말에 전학 온 미정이를 만났습니다. 작은 체구에 동그란 얼굴을 가진 미정이는 피곤한 모습으로 상담실에 들어왔습니다. 감기에 걸렸다고 합니다. 오랜만이라고 하며 말을 먼저 걸었습니다. 미정이는 바로 밝은 얼굴로 대답하였습니다. 엄청 잘 지냈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궁금했다. 전학 후에 네가 잘 지내고 있는지 정말 궁금해서 보고 싶었다고 하였습니다.
전 학교를 다닐 때와 어떤 점이 다른지 물어보았습니다. 전학 오기 전에는 친구도 없고 일어나는 시간을 고칠 수가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전학 오고 나서는 친구들도 사귀고 등교 시간도 빨라지니 기분이 좋고 학교가 기다려진다고 합니다. 미정의 변화의 핵심은 친구였습니다. 방학에도 학교가 오고 싶다고 말했던 아이입니다.
다시 궁금해 물었습니다. 네가 이렇게 변화하는데 가장 중요했던 것이 무엇인지. 신이 나는지 미정이는 아픈 것도 잊은 모양입니다. 예전 학교에서는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없었다고 합니다. 한 명이 있었는데 그 아이가 학교에 자주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친구가 많이 생겨서 학교 오는 게 즐겁다고 했습니다.
전학 첫날이 정말 고맙다고 했습니다. 많이 긴장했는데, 그날 시험이라 쉬는 시간이 20분 정도 되었는데 같은 반 여자애들이 이름이랑 어디서 전학 왔느냐며 궁금한 것들을 물어봐 주었다고 합니다. 또, 마주칠 때마다 웃어주고 밥도 같이 먹어줘서 마음을 빨리 연 것 같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한참 했습니다. 전학 오기 전에는 꿈도 없고 복학이란 자체를 안 좋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적응도 잘하고 관심 가는 분야도 생기기 시작해 뿌듯하다고 했습니다. 특히 요즘은 애견미용 분야에 흥미가 생겨 노력해보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이면 정말 내가 잘할 수 있겠다는 기대도 점점 생긴다고 하였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키워온 강아지에게 훈련해 주었더니 말도 제법 알아들을 줄 알고, 강아지가 새끼를 낳아서 커가는 걸 보니 신기하기도 해서 애견미용에 관심이 생겼다고 합니다.
미정이와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젠 정말 애견 미용사가 되고 싶다고 자신의 꿈을 말했습니다. 상담을 마치면서 동물병원에 가서 미용사 언니에게 좀 더 자세한 것을 알아보고 다음에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하면서 상담을 마무리하였습니다.
관심 가져주는 사람이 있어 너무나 좋고 조언해주는 사람이 있어 기분이 너무 좋다고 합니다. 학교에 다닐 수 있는 버팀목이 하나 더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하면서 활짝 웃음을 지었습니다.
◆ 이렇게 합니다
1. 먼저 전입한 전 학교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 처음 만났을 어릴 시절 잘했던 이야기를 하면 아주 좋습니다.
- 최대한 아이가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2. 그런 다음 과제를 내 줍니다.
- 숙제나 반성문이 아님을 강조합니다.
- 그냥 자신의 이야기를 쓰면 되는 것입니다.
- 자신과의 대화라 생각하게 합니다.
- 과거 한 장, 현재 한 장, 미래 한 장을 쓰도록 합니다.
3. ‘자신과의 테이트’를 과제로 내줍니다.
- 바로 쓰기 보단,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가지 하고 쓰도록 합니다.
- 공원을 산책하거나, 다니던 초등학교를 가보는 것도 좋습니다.
- 최소 이틀 정도 시간을 갖습니다.
4. 편지를 가지고 오면 그것을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피드백 합니다.
- 먼저 편지를 보지 말고 편지 쓸 때, 소감을 들어 봅니다.
- 편지를 읽고 인상 깊었던 내용으로 격려해 줍니다.
◆ 주의사항
이 활동은 분위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과거, 현재, 미래를 쓸 때 숙제나 반성문을 쓰는 형태가 되면 의미가 없습니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도록 안내 합니다. 대상은 중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합니다.
사회복지학박사
한국모험상담나눔센터
방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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