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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자작나무 언덕

기사입력 2014-07-18 오후 1:38:00 | 최종수정 2014-07-18 오후 1:38:31

자작나무 언덕

최승학

자작나무 언덕 끄트머리

잔주름 몇 개 일렁거리며

서둘러 붙은 불 끄려

솜털 같은 서릿발 내려쓴다

뒤따라오는 거친 숨결 잊은 채

푸른 허공만 바라고 달린 겨드랑이

파고드는 뭉게구름 홍수

요란한 발굽 소리 내며 흘러내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 보다 가깝게

하얀 포옹들이

빗살무늬 이루어

포슬포슬 심장 조각들을 부풀리면

나뭇잎들의 눈부신 생애는

등줄기에 꽂히는 햇빛의

향기 같은 과다출혈에 젖고

비취 하늘은 한 켜의 허물을 벗는다

- 시집 「항아리 속 하늘」에서, 엄기원 선정 -

최승학

° 1948년 강원도 강릉 출생.
° 관동대학교 사법대학,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전공.
° 1997년 월간『한맥문학』시 등단
° 시집 「허튼소리」「대관령의 달빛 개망초」외.
° 백교문학상 수상.
° 한국문인협회 회원.

기사제공 : 주간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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