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새 정부가 들어서면 학교현장에서는 ‘교육개혁’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왔다. 교육만큼 우리사회에 영향을 많이 끼치는 영역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교육개혁’이라는 단어를 통하여 많은 변화가 일고 있음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기 위하여 사용해 온 것이다.
교육현장에서 보면 새정부 탄생과 더불어 교육부 관료 출신의 교육부 장관 취임으로 학교현장의 많은 변화가 예상 된다고 기대하였다. 하지만 현장 교사들은 새정부에 대하여 그리 많은 기대를 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새정부 출범 후에도 초중등 교육현장은 별로 달라지지 않고 그대로 답습하거나 매년 되풀이 되는 연례행사로 채워지고 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자유학기제나 진로탐색제니 하는 조금은 이상적인 허구로 학교 현장과는 거리가 먼 정책들이다.
왜 현장 교사들은 교육부에 대하여 믿음을 보내고 있지 않은가?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 넘을 수 없다는 말을 교육당국은 알고 있는지?
학교현장의 학생들은 스마트폰세대로 무장되어 있고 이런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에 대한 교원정책은 20~30년 전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이 실정이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에는 교원 정책을 책임진 교원정책과라는 거창한 구호의 담당부서가 있다. 차라리 교원정책과 보다는 정책을 삭제하는 것이 좋을 만큼 교원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현장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공모교장제의 도입은 학교현장의 변화를 가져왔는가?
우선 해당학교의 공모교장심사위원회 구성은 학교운영위원회 주관으로 교원, 학부모 및 지역사회 인사를 위원으로 10명 이상 20명 이하로 구성하되, 위원의 3분의 1 이상은 학교운영위원회가 추천하는 학부모 중에서 위촉하고 학부모회 대표와 임원진, 동창회 임원 등을 포함한 외부인사를 학교운영위윈회 위원과 동수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경영계획서등을 표절해 교장 공모에 합격한 교장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제대로 학교에서 검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장공모제를 둘러싸고 임용 서류 표절 시비기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3년 새 지방 모 교육청 소속 10여 명이 남의 것을 베껴 공모 교장에 임용된 것으로 보도되는 현실은 교육부의 대처 능력에 많은 의문점을 주고 있다.
학교의 책임자가 남의 것을 베껴 교장이 되고자 하는 현실은 교장 공모제의 제도의 취지를 망각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공모교장제는 임기의 적용을 받지 않는 그야말로 ‘그들만의 리그’라는 현장의 비아냥을 교육부는 유능한 교장을 공모한다는 말로 모면할 수 있을까?
유능한 교장이 남의 경영계획서를 베껴서 제출하는 교장이 유능한 교장인가? 왜 교육부는 자격증 제도에만 급급한 공모교장제를 추진하는가?
학교경영의 책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계획서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서 교장이 되는 현실을 교육부는 알고 있는가 모르고 있는가? 알고도 방치한다면 직무유기요, 모르고 있다면 정말 무능한 집단이다.
요즘 학생들은 방과 후에도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해야 하는 현실 탓에 하루에 4~5시간밖에 못 자며 혹사당하고 우리의 교육시스템은 너무 교과서와 시험 위주로 학생들이 그룹활동을 통해 서로 교류하거나 자율로 할 수 있는 여지가 극히 적은 것이 외국의 사례와 비교하면 분명해진다.
학교 현장의 변화는 지금처럼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교장임용제도를 확대하여 진짜로 능력 있는 교사가 교장으로 갈 수 있는 내부형 공모교장제도를 활용하여 학교현장의 변화의 바람을 가져오지 않으면 학교 현장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언제까지 자격증에 의한 낡은 제도에 집착할 것인가? 우리 교육도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교육부는 위기를 돌파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김창학 <수명중 교무부장·교육부 교육과정 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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