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의사에 반하는 종교의식 등 행사가 ‘종교 자유 침해’의 우려가 있다는 견해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종교자유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전국 중·고생 1442명을 조사해 발표한 '종교에 의한 차별실태와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종립학교 중·고교생 10명 중 8명은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학교 종교 행사에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계 사학 학생 712명 중 433명(60.8%)이 '입학식, 졸업식 등에 언제나 종교의식이 거행된다'고 답했다. 대부분 행사에 종교의식이 있다는 답변이나 가끔 있다는 답변은 각각 90명(12.8%), 58명(8.1%)으로, 종립학교에 다니는 학생 80% 이상이 의사와 관계없이 종교행사에 참석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종교의식이나 수업에 참여하지 않거나 불성실하게 임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응답은 12.9%, 불이익을 받는다는 응답자들은 모두 종립학교 재학생(13.0%)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 종교 교과가 개설돼 있다는 응답자는 421명(29.2%)으로 모두 종립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었고 이들 중 280명은 대체교과목이 없는 등 종교 교과 이외 다른 과목을 수강할 선택권이 없었다.
종교활동에 대해 만족하는 학생은 14%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만이라는 응답자는 34.9%로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응이 2배 이상 많았다.
학교 내 종교활동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원하지 않아서'(66.7%), '흥미가 없고 지루해서'(46.9%), '종교가 달라서'(22.2%), '공부할 시간을 뺏겨서'(18.2%), '기대했던 바와 달라서'(7.0%) 등이었다.
인권위는 "학생이 입학하면서 교육이념과 학칙에 따른 교육에 동의했다는 점을 들어 종교 교육을 실시하지만 종교의식 참여, 교리교육 등을 학생의 의사에 반해 실시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