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종합대책이 발표된 지 1년여 시간이 흘렀다. 교육부는 올해 7월까지 종합대책을 정비해 발표할 예정이다. 2012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에 대한 교원들의 평가는 어떠할까.
지난해까지 학생생활지도부장으로서 학교폭력전담교사 업무를 담당했던 천안 성정중학교 김지상 교사는 “학교폭력종합대책 이후 학생들 인식이 변화해 사안 신고 시기가 앞당겨져 ‘곪지 않고’ 신고 되는 경향이 증가했다”며 “동시에 관련 업무가 폭주해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 발표 학생부장이 작성해야 하는 기안문서는 2011년도 82건에서 2012년도 204건으로 무려 2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학생부장이 작성한 결재문서는 71건에서 134건으로, 접수문서는 278건에서 561건으로 각각 증가했다. 각종 설문조사, 캠페인활동 협조 요청, 통계자료 제출 협조 등 업무 때문이다.
학교폭력 사안 발생 시 업무처리 과정과 소요시간을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학생 진술서 작성에 3~5시간, 학부모 상담에 3~6시간, 학교장·교감·담임교사의 면담시간 2~3시간, 전담기구 회의 1시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자치위원회)에 보고할 문건 작성 1시간 내외, 10건의 기안 작성 2~3시간, 통지서 작성 및 발송 처리 1~2시간, 자치위원회 개최 1~3시간 등 한 건의 학교폭력 사안 처리에 최소 14~24시간이 소요된다. 학부모의 분쟁조절 정도, 재심 여부 등에 따라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학교폭력전담교사의 수업 결손 문제와 동시에, 교체율도 높아지고 있어 전문성을 갖춘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 김 교사는 “종합대책 발표 이전에는 가해학생 학부모와 상담 과정에서 징계 조치를 통해 학생에게 반성의 기회를 제공하고 변화를 기대하자는 의견의 일치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으나, 발표 이후에는 가해학생 학부모가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뚜렷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생활기록부 기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학교폭력 사안 발생 시, 담임교사가 자체 종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경우 자치위원회를 열어야 하며, 최하의 조치가 내려지더라도 징계내용이 학생생활기록부에 기재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절차의 부당성’이나 ‘지도 과정’을 문제 삼아 교육청에 민원을 넣거나 고소·고발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김 교사는 “상급기관에 고소·고발된 사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제출하기 위해 교사의 업무가 증가하는 경우 교사에게 큰 업무와 스트레스를 준다”며 “자치위원회가 결정하는 조치 중 사안이 경미하고 분쟁조절 과정에서 합의를 이룬 사안에 대해서는 생활기록부에 기재되지 않을 수 있는 범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별로 처리 방법과 기준의 차이가 커서 같은 사안이어도 학교에 따라 조치 결과가 크게 다르므로, 실제 판례를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학교폭력 사안에 따른 조치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8일 좋은교사운동(공동대표 임종화, 김진우)에서 개최한 학교폭력 대안 마련을 위한 연속 토론회에서 논의됐다.
함수민 기자
.gif)
.jpg)
.jpg){kind=small}
.jpg)
.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