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굣길. 스모키 화장에 붉은 립스틱, 초미니 교복 치마를 입은 학생들이 늘면서 어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근 중·고등학생은 물론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화장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고 짧은 교복치마는 덤이 된지 오래다.
H 고등학교(여. 19세) 학생은 “학교에서 규제는 하고 있지만 하굣길에 화장하고 나온다”면서 “반에서 5분의 2정도 많게는 3분의 2 학생이 화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짧은 치마에 화장을 하고 다니면 혼내시는 어른들도 있지만 단속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무엇보다도 꾸미고 싶은 마음이 크다. TV에 나오는 또래의 아이돌을 보면 나도 예뻐지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자기만족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꼭 학교에서 규제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나쁘다고 생각은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허용해도 괜찮을 것 같다”며 “자율에 맡겨도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반면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 학교 측은 예뻐지고 싶은 욕구는 알지만 화장 자체의 부작용보다 2차적 유혹에 대한 노출이 쉽다고 우려하고 있다.
J 고등학교 생활지도부장 교사는 “복장관련 학교 내에서는 벌점을 주는 수준에서 단속을 하고 있다”면서 “학생들 스스로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다. 그러나 자율에 맡겨 놓으면 지키는 일이 어렵고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들이 이거 하면 저거도 하고 싶은 게 학생들 심리다. 학생들이 지켜야 할선은 지켜야 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만들어져 있는 규정은 계속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 학부모는 “요즘 중·고등학생 할 것 없이 너무 치마가 짧다”면서 “지나가다가 학생들을 보면 같은 여자가 봐도 민망할 정도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친구와 같이 가는 여학생들에게 짙은 화장과 너무 짧은 치마에 대해 주의를 줬다가 욕설과 막말, 폭력으로 이어질 뻔 했다”면서 “아이들이 야간자율학습이나 학원수업을 하다보면 밤늦게까지 다니게 되는데 그만큼 범죄에 노출될 일도 많다. 단속이 필요하다”고 걱정했다.
규제의 손을 벗어난 학교밖 청소년들의 복장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배원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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