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부터 시행되는 선택형 수능과 관련, 도입 취지와 달리 학교 현장 준비는 미비해 학부모들의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참교육학부모회(회장 박범이)에서 주관한 ‘2014년 선택형 수능, 학부모 집담회’에서는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참여해 선택형 수능과 수능제도의 방향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이날 참여한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는 어려운 수능에만 맞추어 수업이 진행되고 있고, 교사들은 어쩔 수 없다고 한다”며 “선택형 수능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학교수업이 충실히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위권 학생들은 A/B유형 선택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한 학부모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을 위한 제도나 정책보다, 공부를 못하는 학생을 배려하는 교육정책이 나왔으면 한다”며 “극소수 상위권 학생들만 아니라 공부 못하는 학생들을 배려하고, 모든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고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을 개발해주는 제도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학교수업만 충실히 하면 사실상 대학 진학이 안 된다”고 운을 뗀 학부모는 “논술도 아주 애매해서 학교 수업으로 되지 않을뿐더러, 대입 후 자신의 삶에 반영이 되지도 않는다”며 “내신은 내신대로, 수능은 수능대로, 논술은 논술대로 준비해야 하는 구조가 아이들에게는 가혹해 보인다”고 토로했다.
참교육학부모회 박이선 정책위원장은 “선택형 수능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이므로, 학교 교육과정에 진로탐색 과정이 배치 및 강화되어야 하며, 더 많은 혼란을 가중시키는 선택형 수능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한편, 수능제도와 관련해 한 학부모는 “대학이 학생을 쉽게 뽑으려 하는 것 같다”며 “수능은 일제고사와 다름없이 치러지고, 대학은 수능도 모자라 스펙이 화려한 학생과 논술이라는 대학별 고사로 골라 뽑으려고 한다”며 입시제도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학부모는 “선택형 수능 이전에 고교 서열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며 “학부모들이 공립 고등학교에 대한 기대감이 거의 없다. 고등학생은 꿈이 자주 바뀌는 시기인데, 진로를 수정할 경우 대학입시는 더욱 어려우며 이는 선택형 수능에서도 보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능제도의 발전적인 방향과 관련, 이날 모인 학부모들은 수능이 자격고사 성격으로 변화되고, 진로에 맞는 대입전형방법이 더 개발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함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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