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노조는 지난 3월 18일부터 24일까지 총 7일 동안 전국 유·초·중등·특수교육 교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반 교육에 대한 교사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는 총 813명의 교사가 응답했다.
‘디지털 기반 교육’에 대한 ‘기대’와 ‘우려’에 대해, 교사들은 디지털 기반 교육이 교육의 내용 및 방식의 변화와 혁신(46.7%), 학생에 대한 객관적 진단 및 피드백 제공(39.9%), 학생의 학습주도권 및 능동적 학습 역량 성장(30.8%)에 기여할 것으로 보는 한편,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과몰입 및 과의존 현상 증가(86.3%), 교육예산 편중으로 인한 공교육의 질 저하(45.1%), 성적, 개인정보 등 디지털 정보의 유출 및 관리 문제(31.5%) 등을 위험요소로 보았다.
교육부는 지난 2월 발표한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방안’에 대한 현장 교사들의 응답에서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디지털 기반 교육의 정책 수립 및 운영에 있어 현장 교사의 의견 반영이 되지 않고, 사업이 순차적이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각 질문에 대한 응답 비율은 다음과 같다.
▲ 장기적인 로드맵(예산, 정책, 실행방안 등)이 제시되고 있는가: 부정 82.4%, 긍정 3.4%
▲ 사업이 순차적(계획-개발-안내-적용-확장)으로 이뤄지고 있는가: 부정 81%, 긍정 4.7%
▲ 특별교부금 예산의 배분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가: 부정 75.6%, 긍정 4.1%
▲ AI교과서 개발업체에 대한 관리·감독 규정은 적절한가: 부정 80.3%, 긍정 2.8%
▲ 교사 연수가 적절히 제공되고 있는가: 부정 69%, 긍정 11.6%
▲ 정책 수립 및 운영에 있어서 현장교사의 의견이 반영되고 있는가: 부정 87%, 긍정 3%
▲ 정책 운영에 현장교사의 능력과 경력이 잘 활용되고 있는가: 부정 78.5% 긍정 4.8%.
‘디지털 기반 교육’을 위해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을 묻는 질문에 교사들은 1위 디지털 인프라 확충(교실 환경 조성 및 무선망 구축)(52.3%), 2위 특별교부금 예산의 배분 및 장기적 로드맵 제시(44.3%), 3위 교원의 디지털 역량 강화 지원(43.4%)으로 답했다. AI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응답한 교사는 2.5%에 그쳤다.
올해 교육부가 국가시책사업 중 디지털 융합형 인재 양성 기반 마련·지원을 위해 교부한 특별교부금은 1,219억원에 달한다. 또한 이외에도 디지털교육혁신수요에 대한 특별교부금도 별도로 편성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나, 지방교육재정알리미에 어떠한 예산 내역도 공지되어 있지 않아 그 규모 및 사용 현황 등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학교의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을 묻는 질문에 74.3%의 교사가 디지털 기기의 유지, 보수, 관리의 어려움을 골랐다. 2위는 학교의 디지털 인프라 부족(디지털 기기, 학교 무선망 등)(45.8%), 3위는 교육부의 정책 추진 방식(44%)이었다. 이 외에도 분명한 정답과 변별을 요구하는 입시 정책(36.2%), 교육과정 편성?운영 및 학교 회계의 경직성( 24.5%)을 지적하는 응답도 뒤를 이었다.
교육부의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사업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을 묻는 질문에 현장 교사들은 교사에게 과도한 업무 및 민원 집중 문제(68.4%)가 가장 높았고, AI 디지털 교과서의 개발 및 개선 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현장교원 피드백을 통한 지속적 품질 관리(62.4%)를 1순위로 꼽았다.
유치원에서 AI 디지털 기반 교육을 실시할 때 예상되는 가장 큰 우려를 묻는 질문에는 ‘유아의 발달단계와 학습원리에 부적합(51.7%)’하다는 응답이 1위, ‘유아기 디지털기기 의존도 강화 및 중독(34.5%)’을 우려하는 응답이 2위로 나와, 유아교육에 디지털 교육이 도입되는 일 자체에 대해 걱정하는 시각이 주를 이루었다.
특수교육 분야에서 디지털 기반 교육에 대해 특히 필요한 지원을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교사들이 ‘디지털 기기 관리에 대한 교사 부담 해소: 학생 행동 특성에 의한 기기 파손(68%)’을 골랐다. ‘장애 정도 및 특성에 따른 개별화교육을 위한 디지털 콘텐츠 보급(60%)’이 2위, ‘교육과정 및 장애유형과 연계된 디지털 콘텐츠 보급(52%)’이 3위로, 기기 관리의 하드웨어와 콘텐츠 관련 소프트웨어 양면으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주관식 자유 응답 문항에는 ‘디지털 기반 교육이 정말로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이 되는지부터 재고해보아야 함. 문제점은 고려하지 않고 코스웨어, AI 등 이름만 그럴듯한 방법을 무분별하게 제시하고 그것을 현장에서 바로 적용하길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고 생각함.’ 등의 제언이 이어졌다. 많은 교사들이 세심하고 장기적인 로드맵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정책들이 현장에 많은 업무와 책임을 부여하고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