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학생들의 읽기능력은 어머니의 학력수준에 관계 없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 어머니의 학력 수준이 자녀의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가장 적은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11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어머니의 학력 수준에 관계 없이 학생들의 읽기 능력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학력 어머니를 둔 자녀의 읽기 능력 점수는 555점으로 '공교육 강국' 핀란드(547점)를 앞선 1위였다. 저학년 어머니를 둔 자녀의 점수도 504점으로 2위인 핀란드(496점)를 앞섰다. 두 부류의 점수 차이는 51점으로 이탈리아(44점), 캐나다(46점), 핀란드(50점)보다는 컸지만 OECD 평균(67점)보다는 작았다.
이는 그만큼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교육열아 높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이 유별난 것은 세계적으로도 알려진 현상이다. 교육열은 요즘만의 일이 아니다. 조선시대에도 교육열은 대단했고 구한말에도 교육열은 뜨거웠다. 맹모삼천지교는 아이를 어떤 마음으로 가르쳐야 하는 지 잘 보여준다. 맹자의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세 번 이사를 했다. 처음엔 공동묘지 근처에 살았는데 아이가 장사지내는 놀이만 하자 집을 옮겼고 두 번째는 시장근처에 살다가 아이가 장사흉내를 내며 놀아서 또 이사를 했다. 세 번째 이사를 한 곳은 글방 근처였고 맹자의 어머니는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맹모삼천지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이가 더 나은 사람으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라는 것이다. 출세를 위한 공부를 시키는 요즘의 교육열과는 다른 형태의 교육열이었다.
한 때 '할아버지의 재력과 엄마의 정보력, 그리고 아빠의 무관심'을 두고 뜨거운 한국의 교육열이란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이 셋이 자녀교육의 3대 요소란 것이다. 이 말은 우리의 교육현실을 풍자적이면서도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교육열에 관한 한 한국인은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여기서 교육열은 대개 ‘학부모의 교육열’을 의미한다. 부모 가운데서도 어머니의 열성이 결정적이라고들 한다. 단적으로 말해 한국인의 교육열은 엄마의 아들·딸에 대한 교육열이다.
어머니의 교육열을 놓고 우리사회의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사실이다. 과도한 사교육비와 입시지옥을 부른 원인 중에는 도를 넘치는 치맛바람의 영향이 컷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긍정적 측면에서 보면 최빈국에서 1세기 만에 G20 경제대국으로 성장시킨 인재들을 키워낸 저력이 어머니들의 교육열에서 비롯됐음은 부인할수 없는 대목이다. 역경을 이겨내는 한국, 그 숨은 힘이 어머니의 피와 땀과 눈물의 힘 이었음을 OECD 평가 결과가 웅변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