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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안주하는 삶을 경계하는 청소년 교육에 대한 제언
기사입력 2020-10-30 오전 10:37:00 | 최종수정 2020-10-30 오전 10:37:14   

전재학 인천세원고등학교 교감


장래 희망이 무엇이지?”, “공무원이요”, “그래? 왜 공무원이 되고 싶어?”, “안정적이잖아요. 요즘 세상에 안정된 직업이 최고 아니에요?”, “맞아.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그런데 공무원 시험이 어렵지 않을까?”, “, 그래서 붙을 때까지 공부해서 꼭 합격할 거예요.”

이는 최근에 필자와 고등학교 1학년 학생과 나눈 대화이다. 아직은 어린 이 학생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학생들도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한다. 그 이유는? 하나같이 안정적이고 신분이 보장되는 이른바 철밥통이라는 것 때문이다. 물론 그중에는 교사가 되겠다는 학생도 많다. 그 이유 또한 마찬가지다. 이것이 우리 청소년들의 보편적인 모습이다.

최근 몇 년간 교육부에서 조사한 학생들의 희망 직업 순위를 살펴보면 공무원이 상위권을 차지한다. 과거보다 그 비율이 높아졌다. 경제가 어려운 직접적인 영향이기도 하다. 물론 공무원이 되겠다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다만 한창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꿈을 꿀 나이에 단지 안정성에 묻혀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진정한 꿈을 포기하고, 또 심지어는 꿈꾸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고 거부하면서 미래를 살아가려고 한다.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탓할 수도 없다. 왜냐면 우리 사회의 견고한 틀과 시대적 상황이 아이들로 하여금 더욱 그 틀에 맞추어 살 수밖에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우리 부모들은 고정된 틀 안에서 다른 생각하지 않고 잘 자라야만 세상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입시킨다. 일종의 세뇌 교육인 셈이다. 그래서 혹시나 아이들이 자신의 의지를 반영하여 틀을 깨고 나가겠다고 선언이라도 하면 기겁을 하고 왜 쉽고 편한 길을 놔두고 어렵고 힘든 길을 가려고 하냐고 면박을 주고, 심지어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낙담시키며 협박한다. 그래서일까? 주눅이든 청소년들은 일찌감치 도전보다는 안주하기를 원한다. 그러니 청소년들이 정형화(定型化)된 인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 실패를 감수하면서 마음껏 시도하고 도전함으로써 당차게 젊음의 자유를 만끽하는 기쁨과 꿈과 낭만이란 청춘의 특권은 사라지고 대신에 틀에 스스로를 가둬 패기 없이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편협한 인간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 기성세대는 어른들이 권하는 길을 잘 따라가고 만들어준 틀에 잘 순응하면 성공한다는 달콤한 유혹으로 청소년을 유도한다. 이것이 때로는 우연한 성공 스토리를 창조해 강력한 신화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침소봉대(針小棒大)에 지나지 않는다. 아예 처음부터 청소년에게 실패에는 어떤 가치가 있을까, 또 다른 길은 무엇일까, 하는 물음이 존재하지 않게 만든다. 하지만 청소년에겐 실패는 가치가 있다. 그렇다면 어떤 가치인가?’라는 질문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실패가 곧 끝이나 다름없이 간주되고 실패의 가치를 논하지 않는 것은 죽은 사회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틀에 맞춘 삶은 행복을 가져다줄까? 여기서도 확신이 존재하지 않는다. 딜레마에 봉착되어 있다. 헤르만 헤세의 성장소설 데미안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하나의 세계다는 말처럼 청소년들은 알 밖의 더 큰 세계가 존재함을 깨닫지 못한다. 더 큰 문제는 나중에 이러한 문화 속에서 틀을 깨고 나가려고 도전해 보지 않았던 자신보다는 자신을 그렇게 틀 속에 가두고 주저앉힌 사회를 원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묻지마식 범죄를 저지르며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쪽으로 나아간다. 실제로 최근에 혐오와 무개념적 행동으로 사회에 혼란의 극치를 초래한 몇몇 사건들을 보라. 이러한 악순환은 결국 안주하려는 삶을 조장하는 기성세대에게 가장 먼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 혁신적인 의식교육으로 가정, 학교, 사회와 국가가 연대하여 이를 경계하고 과감하게 깨부수는 청소년 교육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양하경 기자 edunews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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