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전 중학교 2학년인 사촌 동생의 SNS에는 사회과목 수행평가를 준비하며 ‘힘들다’며 고통스러워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주어진 과제에 맞춰 어떤 결과물을 내야할지 하는 고민이었지만, 그 사진이 올라온 시각은 방과후가 한참 지난 저녁시간이었다. 실질적인 수행평가는 물론 학교에서 이뤄지겠지만, 집에서 무엇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교육부 훈령)에 따르면, 수행평가는 교과 담당교사가 학습자들의 학습과제 수행 과정 및 결과를 직접 관찰하고, 그 관찰 결과를 전문적으로 판단하는 평가 방법이다. 학교 교육과정과 정규 수업의 범위 안에서, 지식․결과 중심의 평가를 지양하고 학습목표 도달도와 그 과정을 확인․평가해 교수‧학습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훈령에도 명시된 것처럼 정규수업의 범위 안에서 시행되어야 하는 것이 수행평가이지만, 여전히 과제형 평가가 간혹 주어지면서 이를 악용해 좋은 점수를 받는 사례가 발생한다. 최근에는 일부 학부모가 대입 컨설팅 업체에 자녀의 수행평가 과제물 등을 대필을 의뢰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 중이기도 하다. 수행평가 등 학생부가 대학입시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학생들이 밤새도록 수행평가를 수행하거나, 부정사례를 막기 위해 각 시도교육청은 과제형 평가를 지양하거나 금지시키고, 부득이하게 과제형 평가를 낼 경우 과정마다 학생이 직접했는지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교사들 사이에서도 수학, 국어, 미술 등 교과융합으로 평가하는 새로운 형태로 평가하는 등 대안책을 모색하고 있다.
교육부도 시도교육청과 협력하여 학교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는 과제형 수행평가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8년 아동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9~17세 학생 2510명 중 38%가 잠이 부족했으며, 12~17세(49%) 중고등학생들이 가장 잠을 못 잤다. 이처럼 공부느라 잠 잘 시간도 부족한 것이 요즘 아이들이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과제형 수행평가가 줄어들고, 철저한 점검과 새로운 형태의 수행평가가 수업시간 내에 이뤄진다면, 잠 못 자는 학생보다 잠을 잘 자는 학생이 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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