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발표된 대통령 개헌안에 공무원의 노동3권을 원칙적으로 인정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교원의 정치참여 등을 둘러싼 교육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양대 교원단체·노조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 문제와 관련해 선명하게 엇갈린 입장을 취하고 있다.

청와대가 발표한 개헌안에는 공무원에게도 원칙적으로 노동3권을 인정하되 다만 현역군인 등 법률로 정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제한하도록 개선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이에 대해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다는 현행 헌법상 규정은 교육이 정권을 잡은 이들의 입맛에 맞게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며 “그렇지만 실제로는 교사의 기본권을 제한해 왔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교사와 공무원의 노동기본권과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라는 그간의 주장이 반영된 것 같다”면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전교조는 다른 공무원노조들과 함께 노동3권과 정치기본권 보장을 요구해왔다. 전교조는 지난 5일에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과 교원은 노동자와 시민으로서 권리를 박탈당했다”면서 “공무원과 교원을 비롯해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 공공복리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의 이런 입장은 현행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 교원에게 단체행동권에 해당되는 쟁의행위를 일절 금지하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족쇄가 이번 개헌을 통해 풀리기를 기대하는 셈이다.

반면 교총은 교원을 비롯한 공무원의 노동3권 인정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반드시 있어야 하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무원은 노동자이기 전에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특수한 성격의 공직이기 때문에 일반 근로자와 차별성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특히 교사를 비롯한 공무원에게 단체행동권을 줄 경우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직교사가 파업해서 수업을 안 하고 학교에 나오지 않으면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교총은 “한 사람이 기본권을 행사해 다른 사람에게 큰 피해를 준다면 제대로 된 기본권 행사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요컨대 전교조는 교사도 ‘노동자’임을 주장하는 반면 교총은 교사가 단순 노동자라기보다는 특수한 성격의 ‘공직자’ 또는 ‘전문직’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교총은 지난 7일 ‘교권’을 헌법에 명문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헌의견을 내놓은 바 있으며, 앞으로 필요에 따라 추가로 입장을 제시할 방침이다.

앞으로 헌법개정을 둘러싼 여야 정치권과 사회 각계의 의견이 분출되는 과정에서 교육계에서도 교사의 지위와 노동3권 인정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제헌헌법에서는 공무원의 노동3권이 인정됐지만, 지난 1962년 제5차 개정헌법부터 제한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