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 역사 이데올로기 논쟁

그간 한국의 국사 교과서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많았었다. 남북한 대치 상황에서 남한 편보다는 북한 편을 들고 있다는 이유였다. 특히 해방 이후의 역사, 곧 현대사 서술에 있어서 남한에 대해서는 비판적이고 상대적으로 북한에 대하서는 호의적이란 것이다. 이는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북한의 공산주의에 대한 체제적인 우월성과 효율성 등은 도외시하고 남한의 지도자를 폄하하는 분위기가 역사 교과서 뿐만 아니라 역사 교사들까지 그런 친노(親盧) 분위기로 가득찬 느낌이었다. 이는 민주화 투쟁과 이를 주도한 소위 운동권들의 세계관을 반영하는 것인데 이 이념이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을 가져온 것이다.

노무현 이후 벌써 거의 10년이나 지났지만 우리 사회의 저변에는 아직 386이니 혹은 486이니 하는 세력들의 잔재가 군데군데 남아있다. 그런 친노주의 혹은 운동권의 이데올로기에 심취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사회의 중심세력이 되었고 특히 문제는 그런 세력이 역사학계에 많이 침투해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의 역사관이 학생들의 교과서로 팔려나간다는 점이다.

그런 맥락애서 금번의 정부의 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올바른 일이라고 본다. 학자들이 스스로 자정하는 노력이 없으면 국가가 나서고 정치가가 나서야 한다. 학문의 자유는 보장이 되지만 헌법과 체제 유지를 흔드는 것은 결코 용납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순수한 자연과학도 아닌 인문, 사회 과학은 그 연구가 체제 유지와 직결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마냥 학자들의 자정 노력에 맡겨둘 수는 없는 일이다. <학자는 정치가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 이 말을 악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정치가는 플라톤적인 의미 즉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는 지도자를 말한다.

<이하 내용은 월간 교육평론 11월호에 게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