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우리는 자신의 삶에 관한 자전적 얘기를 발전시키고 내면화한다. 이러한 이야기에는 희로애락과 전환점이 포함되어 있고 첫 경험도 끼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우리의 생애를 자연스럽게 구분하여 그 발달 과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첫 인상의 중요성에 관해서는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첫 인상을 흐려놓으면 그 후에는 아무리 애써도 인상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일단 형성된 사고방식은 비록 잘못된 것일지라도 변화되는데 시일이 소요된다. 처음에 입력된 정보를 토대로 이후 계속되는 정보도 판단하기 때문이다. 한 번 잘 보이면 어떤 행동을 해도 좋게 보이지만, 처음에 밉보이면 아무리 잘 해도 호평을 받기 어렵다. 면접을 할 때 언행과 외모 및 복장에 세심한 신경을 쓰는 이유도 첫 인상을 호의적으로 만들기 위함일 것이다. 특히 인력 선발 과정에서 가식적인 첫 인상에 의해 채용한 후, 나중에 본색이 드러나면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첫 경험이 우리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이유 중 일부는 다른 기억처럼 희미해지지 않고, 생생하고 분명하게 우리의 정신에 각인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4번째 또는 12번째 데이트는 기억하지 못할 수 있으나 최초의 데이트는 거의 확실히 기억한다. 이는 초두효과(primacy effect)로 알려져 있다. 사람들에게 대학시절을 회상하게 하면 그 내용의 25%는 처음 입학한 2-3개월에 속한 경험이라고 한다. 그들이 가장 선명하게 기억하는 일은 집을 떠나거나 기숙사에 입사하거나 첫 수업과 같은 것들이다.

 실제로 심리학자들이 나이든 사람들에게 생애의 중요한 국면을 회상하도록 요청했을 때 그들이 가장 흔히 말하는 것은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경험한 것들이다. 우리는 생애 초반에 경험한 영화, 음악, 소설, 그 밖의 문화적 내용을 더 잘 기억한다. 이와 같은 초기생애기억 현상은 우리가 가장 처음 경험한 것들이 많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 경험한 크리스마스와 산타에 관한 내용도 나중에는 사실이 아님을 알지만 연말의 친숙한 풍경을 보게 되면 뇌 속의 정서적 부분이 활성화되어 과거에 느꼈던 감정을 다시 체험하게 됨으로써 행복한 기억이 시련을 견디는 항체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지는 내용은 교육평론 3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