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오란
거번국제특허법률사무소 과장
한국지적재산권경상학회 이사
전 한국발명진흥회 선임연구원
어느 날 정환이는 방에 있는 탁상시계를 분해해 보려다가 다 부수고 말았다. 다시 조립하려고 해도 순서를 알지 못해서 원 상태대로 돌리기에는 불가능하였다. 저녁에 돌아온 아버지께서는 다 부서진 시계를 보고 꾸중을 하셨다. “시계는 너희들이 고치는 것이 아니야! 또 분해했으면 제대로 맞추어 놓을 줄 알아야지. 쯧쯧...” 하고 주의를 주었다. 정환이는 기가 죽어 아무 소리도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이 모양을 본 어머니는 정환이가 안쓰러워 다음날 여러 가지 자료를 모아 장난감 속의 태엽의 원리를 알려 주기로 하였다. 태엽을 여러 번 분해하고 순서대로 조립하여 그 원리를 알 수 있도록 가르쳐 주었으며 분해한 순서도 사진으로 찍어 역순으로 조립하도록 방법을 알려 주었다. 그래서 정환이는 이것으로 충분하게 다 알았다고 생각하고 어머니에게 배운 대로 다시 전기 장난감 자동차를 분해하여 조립해 보았지만 잘되지 않아 결국 또 고장을 내 버렸다.
그 원인을 생각하면 단순히 태엽이 물려서 돌아가는 것으로 생각하였을 뿐 축과 기어와 건전지의 회로관계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들은 종종 이런 실수를 한다. 정환이의 경우와 같이 태엽 그 자체만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모터에서 기어로 힘이 전달되는 과정과 기어의 숫자와 회전수 등도 함께 알려 주어 여러 가지 기구에 힘이 전달되는 상호관계를 깨우치도록 해야 한다. 가능하면 여러 종류의 기어를 번갈아 가면서 다르게 하여 속력에 변화가 있음도 잘 알려 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이런 시행착오를 통해 많은 고민을 하면서 여러 가지 원리들을 배우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또 다른 원리를 알아내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생활 교육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아이는 장난감 하나로 무수히 많은 원리와 산 경험의 지식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하 내용은 월간 교육평론 2022년 5월호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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