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
인천세원고등학교 교감
2021년 7월, 우리는 유엔경제총회(UNTTAD)의 195개 회원국에 의해 만장일치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공인을 받았다. 이제 대한민국은 외연상으로는 당당히 국민소득 3만 달러, 총인구 5천만 명 이상의 세계 7번째 ‘30-50 클럽’의 선진국이 되었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어떤가? 자살률 세계 1위와 최저 출산율, N포 세대를 양산하는 국가로 청소년에게는 ‘교육 지옥’과 고용절벽의 현실로 ‘헬조선’으로 존재하는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다. 이런 배경에서 교육선진국이자 복지국가의 모델을 보여주는 (북)유럽 국가들을 볼 때마다 우리는 언제쯤 이런 교육이 가능할까 그냥 부러울 뿐이다. 그들처럼 우리도 야만적인 경쟁과 입시교육을 폐기하고 즐겁고 자유로운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는 없는 것인가? 이제 우리도 새롭게 출발하고자 하는 희망과 강력한 의지를 불태울 수 있기를 기대하고자 한다.
필자는 몇 해 전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TV 프로그램 중에서 우연히 접한 사실에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지금도 활발하게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한 독일 출신의 젊은 출연자는 학창시절을 회고하면서 “고등학교 생활은 하루하루가 축제와 같았다”고 고백하는 것이 아닌가. 반면에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이구동성으로 “고등학교 시절은 전쟁터와 같았다”고 말했다. 왜 이런 극과 극의 차이를 보이는 것일까? 이는 야만적인 경쟁에 찌들은 우리 교육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왜 우리는 총성 없는 전쟁을 학교에서부터 치루며 반(反)교육을 자행하는 것인가? 왜 틈만 나면 교육개혁을 외치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없이, 이 모양으로 상처만 깊어가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이하 내용은 월간 교육평론 2022년 3월호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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