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18세 미만)에 대한 ‘돌봄’은 아동이 건강과 적절한 생활 수준을 지원받고, 기본적인 보호 속에서 전면적 인간발달을 도모하도록 돕는 행위를 뜻한다. 비고츠키의 아동학 연구에 의하면 아동의 발달은 아동이 정서적 경험을 통해 환경과 역동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이루어진다고 한다. 특히, 발달의 마지막에 출현해야 할 이상적이고 최종적 형태(어른)가 아동의 발달 환경에서 상호작용하며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런 측면에서 아동의 전면적 인간발달을 위한 돌봄 환경, 돌봄을 제공하는 어른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초등학교 시기가 지적, 정서적·사회적·신체적 성장과 발달이 이루어지는 만큼, 교육과 보육(돌봄)을 사실상 분리하기는 어렵다. 사실 정규교육과정을 다루는 수업 시간에도 교사는 교육뿐 아니라,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방과후 아동 돌봄을 오롯이 가정에만 맡겨둔다면, 이 사회에서 저소득층이나 맞벌이 가정의 아동은 상호작용할 어른, 정서적으로 풍부하게 관계를 맺을 환경의 공백을 겪게 될 것이다. 생애 초기에 갖는 관계와 경험의 차이는 아동 발달의 차이를 발생시킬 것이다. 특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계급 가정의 아이들은 사회적 지원이 없다면 방치되거나 열악한 돌봄을 받기 쉽다. 이렇듯 돌봄의 계급적 차이를 막기 위해서도 공적 영역에서 질높은 아동 돌봄을 담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초등돌봄교실’이란 이름으로 학교 안에 들어온 공적 돌봄은 오롯이 이런 목적에서 도입된 것은 아니었다.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에 따른 생산인구 급감을 우려하여 여성을 더 많이 노동시장으로 끌어내려 했고, 여성 노동시장 진출 확대가 미래의 노동력 재생산 위기를 부르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조처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래서 역대 정부들은 최저 비용으로 기존 환경을 이용해 최소한의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학교’를 선택했다. 초등돌봄교실은 이렇게 학교에 정착되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봄전담사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초등돌봄교실에 대한 학부모 만족도 조사 결과는 항상 95%를 넘는다. 그만큼 여성의 성평등한 사회 진출을 보장하기 위해, 노동계급의 가정의 안정된 양육을 위해서도 아동 돌봄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전 사회적 목소리가 높다.

<이하 내용은 월간 교육평론 7월호에 게재됨>

이 글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공동 주최한 ‘학교돌봄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토론회’(2021.6.9.)에서 발표된 토론문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