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혜 영 시니어벤처협회 부회장
사스, 메르스 사태에 이어 ‘코로나 포비아’가 확산되면서 미국, 중국의 IT기업들은 5G,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의 첨단 기술로 코로나와의 전면전에 나섰다. 구글의 CEO인 순다 피자이는 “AI를 활용해 코로나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 말했고, 중국의 알리바바는 코로나19 감염여부를 AI가 환자의 폐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을 분석해 20초 만에 확인하는 기술을 내놓았다.
또, 알리바바 산하 연구기관인 다모위안은 코로나 현황접수를 하고 스마트 문진을 할 수 있는 ‘신종 코로나 현황 스마트 로봇(앱)’을 5일 만에 출시해 지방정부에서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고, 안면인식 기술로 탈주범을 잡아내 유명해진 AI기업인 쾅스커지는 발열증상환자를 식별해내는 ‘AI 체온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것은 최대 3미터 거리에서 접촉 없이도 발열 여부를 판단해, 고열이 의심되면 곧바로 경보가 울린다. 기차역, 공항, 터미널, 쇼핑몰 등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이동하는 공공장소에서 초당 약 15명의 체온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어 베이징의 공공기관 로비와 지하철역에 즉각 도입이 되었다.
한편, 중국의 3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차이나 모바일은 우한 등의 코로나 감염지역에 5G 로봇을 기증했는데, 살균제를 탑재한 5G 로봇은 지정된 경로에 따라 병원내부를 청소하고, 음식을 배달하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재난은 중국 IT기업들로 하여금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을 활용해 단시간 내에 관련 시스템을 만들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게 하였다. 인공지능 분야 세계 1위 목표를 선언한 중국의 말은 이번 재난에 관한 대응으로 인해 허튼소리가 아님을 보여주었다.

[열감지 카메라] [출처: 공항 검역 - news.investors.com/PhotoPopup]
코로나19의 극복에 한국의 첨단 IT기업은 보이지 않는 것은 왜일까? ICT 기술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개인정보보호’라는 과도한 규제로 인해 한국의 IT기업들은 유독 의료분야를 다루는 것을 꺼려한다.
한 가지 고무적인 소식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한국데이터를 활용하려는 글로벌 AI 개발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지난 2월 24일, AI 개발자들의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이자 기계학습 기반의 예측모델 분석대회 플랫폼 ‘캐글(Kaggle)’에 한양대의 김지후 연구원이 ‘코로나19 데이터셋’을 등록하였는데, 3월 6일에 다운로드 5,000회, 10일에는 8,600건을 돌파했다. 코로나19 데이터셋은 얼마나 많은 확진자가 며칠 동안 발생할지 예측하는 모델인데, 확진자 나이와 성별, 질병여부에 따른 회복 및 사망예측도 가능하다.
AI 발전을 위해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공유하는 문화는 중요하다. 사물인터넷, 로봇,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의료계에도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데이터 공개범위, 개인정보보호법의 규제 완화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의료서비스의 혁신을 가져올 산업정책들이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앞당겨지기를 바란다.
◆칼럼니스트 김혜영 교수(sweetcandice@hanmail.net) KAIST 신소재공학 전공 학·석사학위를 받고 KAIST홍보이사, KAIST입학사정관원,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 ㈜엠지텍 부사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잉글리쉬나라 대표, 용인시디지털산업진흥원 창업지원센터장을 역임했다. 용인 관내기업의 창업지원 및 용인시 초·중·고 IT/SW코딩교육을 총괄 운영했으며, 현재, (사)시니어벤처협회 부회장 및 4차 산업혁명 강연자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