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 인천 제물포고등학교 교감

　해마다 학년말이 되면 교사들의 마음은 젖은 빨래가 된다. 다면평가니 근평이니 성과상여금등급이니 하면서 학교 안이 술렁이기 때문이다. 어떤 조직이든지 평가를 피하기는 어렵지만 서로를 줄 세우고 그 결과로 성과급을 주는 것은 교육까지도 경제 논리를 적용하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임을 먼저 밝히고자 한다.

매년 반복되는 일에 과연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원론적으로 다시금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은 한 마디로 인간의 영혼을 조각하는 일이다. 그런데 그 영혼이 하루아침에 조각될 수도 없고 또 그 성과가 금방 눈에 보이게 나타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교육의 성과를 수치로 계량화 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우리가 사는 민주주의 세상은 다수의 의견을 따른다. 하지만 소수의 사람도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진정한 민주국가이다.

지금 대한민국처럼 몇 가지 기준을 설정하고, 거기에 집단의 의견을 반영하여 합의라는 형식으로 정당화시키고 합리화하여 실행하는 현행 교사성과급 제도는 해마다 반복되는 교육계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을 한 줄로 세움으로써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하다는 불편한 진실을 이어가고 있다.

<이하 내용은 월간 교육평론 2월호에 게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