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지난 6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4,724억원 규모의 1차 추가경정예산의 통과가 무산됐다. 교육청은 그 대신 3월 말에 추경안을 다시 편성해 서울시의회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20일 조희연 교육감, 최호정·정진술 시의회 여야 원내대표, 이승미 교육위원회 위원장, 고광민 부위원장 등 5인은 회동을 열고 3월 말에 추경안 처리를 위한 임시회를 소집하도록 했다.
시교육청과 시의회는 합의문에서, 시교육청이 서울시와 자치구로부터 받은 전입금과 교육부로부터 나오는 확정교부금 등이 추가로 발생해 2차 추경안을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2월 추경안 처리를 미뤘다고 밝혔다. “조속한 재추경이 어렵기 때문에, 통합 추경을 하기 위해서, 현재의 추경 대신에 통합 추경안을 제출하도록 했다”며, “시의회는 이러한 점을 수용하고,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3월 말 원포인트 임시회를 소집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이들은 전했다.
2023학년도 시교육청 예산은 지난해 12월 서울시의회에서 총 12조3,227억원으로 의결됐는데, 이는 당초 교육청이 제출한 원안보다 5,688억원(4.4%)이 삭감된 규모였다. 특히, 조희연 교육감이 의욕적으로 진행 중이던 전자칠판과 디벗, 농촌유학 등의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갈등을 일으켰다. 특히, 삭감된 예산 중에는 공립학교의 기본운영비까지 포함돼 있어서, 보수진영 일부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1차 추경안을 제출하면서 예산 원안에서 시의회가 삭감한 내용을 대부분 다시 포함시켜 심의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김현기 시의회 의장은 교육청의 추경 요청에 대해서, “지난해 예산심의에서 삭감한 내용과 대동소이한 추경안을 들고 왔다”면서, “이것은 시의회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20일 회동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은 양측이 ‘3월 말 처리 노력’에 합의한 부분으로, 시의회가 추경안 제출 직후에 비해 다소 태도를 바꾼 대목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추경안을 시의회가 수용하기로 한 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다”며, “교육청과 여야가 소통을 통해 극적으로 협치의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희연 교육감은 이날 열린 회동에서 “2023년 서울교육 주요업무에 대해 의원님들이 주신 다양한 고견에 열린 자세로 귀 기울이고, 서울교육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라며 소통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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