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장의 권한 영역에 사립학교법인의 구체적인 개입은 위법이라는 대법원의 최종판결이 나왔다.

우촌초등학교를 경영하는 학교법인 일광학원이 2019년 서울시교육청의 감사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과 관련, 대법원은 10월 28일 ‘학교법인 이사회 심의·의결이 교육내용·교육방법·교재선택과 관련해 의견제시와 조언 등의 수준을 넘어 교육의 전문성과 자주성의 영역을 침해한다면 이는 학교장의 학사행정중 교육에 관한 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2심 법원의 판결이 합당하다며 심리불속행을 결정, 최종적으로 시교육청의 손을 들어주었다.

지난 2019년 5월 우촌초등학교 교장과 교직원들은 서울시교육청에 학교법인 일광학원의 비리 의혹을 알려왔다. 일광그룹 회장이자 일광학원 설립자인 이규태 전 이사장이 교직원과 학부모의 반대에도 스마트스쿨 사업을 진행하면서 비용을 부풀려 자금을 횡령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시교육청은 세 차례 감사를 통해 스마트스쿨 사업자 선정 계약 부적정을 포함해 이사회 임원들의 교육과정운영 부당개입 등을 적발해 같은 해 9월 일광학원에 임원취임 승인취소 사유 통보와 기관경고 처분을 내렸다. 일광학원은 이에 불복하며 같은 해 10월 경고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2020년 6월, 1심 재판부는 시교육청에 경고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6월 16일 2심 판결에서 ‘사립학교 학교법인 이사회 심의·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는 사항이라고 해도 그 내용이 교장과 교원의 교육에 대한 전문성과 자주성의 영역을 침해하는 경우는 사립학교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시교육청의 손을 들어주었고, 이어 지난달 28일 대법원에서 일광학원측의 소송을 기각함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의 승소가 최종 확정됐다.

조희연 교육감은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교원의 전문성을 침해하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함으로써 사립학교법인이 교원에 대한 인사 임용권을 가지고 교장과 교원의 권한 침해를 해오던 관행을 예방하고 감독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