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은 지난달 31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2020년 교육공무직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단체협약은 2016년 단체협약 이후 4년만, 단체교섭 개시 이후 2년여 만이며, 조희연 교육감 취임 이후로는 두 번째 단체교섭 체결이다.

주요 협약내용은 임신 전 기간 유급근로시간 단축, 1일 2시간 육아시간 유급보장 등 강력한 육아·양육제도 등이다. 이는 노동자 90%가 여성노동자인 학교현장의 특성을 적극 반영한 결과다.

이번 협약에는 모성보호제도가 새로 신설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임신기 근로시간단축제도를 도입해 임신한 노동자가 임신 주수와 관계없이 1일 2시간 유급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는 근로기준법보다 더 강화되는 임산부 보호제도다.

또한 기존에 공무원만 보장받던 유급육아시간도 같이 적용된다. 별도의 육아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던 공무직 노동자도 공무원과 동일하게 1일 최대 2시간 자녀 돌봄시간을 최대 2년까지 유급으로 보장받는다.

육아기근로시간단축제도도 유급육아시간과 별도로 새롭게 운영한다. 육아기근로시간단축제도란, 만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노동자가 1일 최대 5시간까지 근로를 단축할 수 있는 제도다.

휴가와 휴직제도도 공무원과 동일한 조건으로 신설되면서 차별없는 노동조건을 마련했다. 특히 교육공무직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퇴직준비휴가를 개설했다.

또한, 교육공무직 노동자가 다치거나 병에 걸렸을 때, 실직의 위험없이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병가와 질병휴직기간을 확대했다. 연차유급휴가일수를 늘려 노동자 휴식권리를 보장하고, 차·과일 접대 문화를 금지, 충분한 식사시간 보장 등 노동인권 보호조치를 강화했다.

이미선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서울지부은 “이번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교육청이 솔선수범의 태도로 여성노동자들을 위해 모성보호와 인권 강화에 앞장섰다”며 “이번 단체협약은 적대적인 노사관계를 청산하고, 노사의 굳건한 신뢰를 보여주는 새로운 협력의 장을 맺는 협약이다”라고 평가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학교에 근무하는 대부분의 노동자가 여성이지만, 지금까지 공무원과 공무직의 신분에 따라 보장받는 모성보호 정도의 차이가 나는 불합리함이 존재했다”며 “이번 단체협약으로 교육현장이 공무원, 공무직 모두 소외되지 않고 차별없는 노동현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