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부터 관할 교육청의 감사처분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은 사립학교(사학)는 입학정원의 최대 20%까지 신입생 모집이 정지된다. 교육청이 지원하는 교육환경개선사업 등 예산지원도 전액 차단되거나 최대 절반까지 삭감된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은 지난달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립학교 감사처분 등 시정조치 미이행에 따른 행정처분 기준’을 마련했다.

그간 관련법이 미비하고 기준이 모호해 시정요구 미이행에도 교육당국이 제재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교육당국 감사에서 문제가 적발됐던 일부 사립학교와 학교법인은 징계처분을 무시하거나 불응한 사례가 많았다. 이에 시교육청은 행정처분 강화를 통해 사립학교가 감사처분 시정조치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마련된 기준에 따르면, 처분 대상이 되는 비위 행위는 ▲교무학사(입시·시험비리) ▲성비리·생활지도(학폭 사안처리 부적정) ▲인사·예산(교직원 임용 부적정, 금품수수 및 공금횡령, 회계부정) ▲학교법인운영(이사회 회계·재산관리 부적정) ▲기타(공사·시설 및 물품·재산관리 부적정) 등 5개 항목 9개 유형이다.

대표적인 행정 제재는 학급수 및 입학정원 조정이다. 교육청 행정처분을 1회 어겼을 때 입학정원의 5% 범위에서 모집정지 또는 1개 학급수 감축, 2회 때는 10% 모집정지 또는 2학급 감축, 특히 최대 3회 때는 20% 모집정지 또는 3학급 감축이 적용된다.

재정적으로는 교육환경개선사업비, 현안사업 특별교부금, 각종 교육정책사업 특별예산, 인건비 및 운영비 등 재정결함보조금의 제외 또는 50% 이내 감축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제재는 교육청이 먼저 비위 내용과 과실 정도에 따른 행정처분 기간 및 제제 내용을 결정하고 ‘사학공공성강화위원회’ 심의를 거쳐 교육감이 확정한다.

조희연 교육감은 “사학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시교육청이 선도적으로 행정처분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며 “다만 관계 법령의 개정 없이는 부분적 조치에 머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교육부가 사학에 대한 지도·감독의 실효성 있는 행정처분을 위해 관련법 개정에도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