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에 서면

김영수

뻐꾸기 전봇줄에

먼 산 보며 노래하고

장독 옆 봉선화가

해를 보며 웃는 날에

누님은

보리밭에서

배고픔을 달랬다

앵두가 빨개지고

살구나무 열매 익어

보리쌀 한 됫박에

새우젓을 바꾸시던

어머님

거친 손주름

아들 사랑 담겼다

우물가 두레박엔

이웃사랑 가득하고

서로가 먼저 하라

밀쳐대던 고운 순돌

지금은

돛단배 되어

먼 하늘만 떠돈다.

- 시조집「그리움이 꽃피는 뜨락」에서,

엄기원 선정 -

<김영수 프로필>

· 1984년 《아동문예》신인상(동시),

월간《한국시》작품상(동시)으로 등단

· 충남아동문학회 회장, 한국아동문학회 대전충남지부장 역임

· 논산 부창초등학교 교장 역임

· 한국아동문학회 중앙위원,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

· 동시집 「해님의 전화」「아기새와 꽃바람」시조집「그리움이 꽃피는 뜨락」외

· 한국아동문학작가상, 한국아동문학창작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