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리

권오봉

교실 가운데쯤

늘 앉던 내 자리가 없어졌다.

매달 첫 월요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규칙에 따라

아람이가 앉아버린 내 자리.

늦게 온 탓에

맨 뒤 구석 남은 책상이

내 차지가 되었다.

웃음기 넘치는 아이들

부러움으로 바라보다

이곳에 앉았던 친구

문득 생각해 본다.

말 건넬 아이도

선생님의 눈길도 뜸했던 그 친구에게

따뜻한 손

내민 적 있는지

이 자리 지키며

외로운 날 보낸 그 친구에게

진심 어린 위로

해본 적 있는지

돌이켜 보니

자꾸자꾸 미안해진다.

- 동시집 「고속도로 옆 시골 학교」에서,

엄기원 선정 -

<권오봉 프로필>

·청주교육대학, 세명대 교육대학원 졸업

·<문학공간>으로 시 등단,

<아동문학세상>으로 동시 등단

·제천문인협회 회장 역임

·한국문인협회,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원

한국아동문학연구회 이사

·충북문학상 수상

·시집 「이름 모를 풀꽃을 위하여」

「별이 되고 싶은 밤」

동시집「너는 모르지?」「고속도로 옆 시골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