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최춘해

소나무야, 소나무야!

어머니를 부를 때처럼

정다운 이름 ‘소나무’

한집안 식구처럼 언제나

가장 가까운 사이로 살아간다.

나한테는 소나무 냄새가

어머니 냄새처럼 배어 있다.

추운 겨울에도 아궁이에서

방을 데워 줄 때 풍기는 냄새.

보릿고개에 배를 채워 준 송기 냄새.

솔바람 소리 들으면

우리 집 식구들 목소리처럼 반갑다.

가물에 비바람을 몰고 오면

뒷산 솔숲에서 들리던 솔 소리.

소나무에 둥지를 튼 왜가리 소리.

길을 가다가도

산을 오르다가도

소나무를 만나면 반갑다.

굽은 것은 굽은 대로

곧은 것은 곧은 대로 좋다.

- 「최춘해 동시선집」에서, 엄기원 선정 -

<최춘해 프로필>

· 경북 상주 출생

· 초등교육계에서 교사, 교감, 교장 역임

· 196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동시) 당선,

《한글문학》신인상으로 문단 데뷔

· 초등5학년 국어교과서에 동시 ‘이른 봄’수록

· 혜암아동문학회 창립 및 초대회장

· 한국아동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수상

· 동시집 「시계가 셈을 세면」, 「생각이 열리는 나무」등 15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