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 땅에 갔더니

김영훈

하늘은 맑은데
땅은 잿빛이었다
홀랑 벗겨진 산은
3도 화상을 입었더라

선새벽
별들의 눈물로 목축이고
먹이 찾아 떠나는 새들이
바람에게 괴로워했다

사방을 둘러봐도 장벽 안
민둥산 아래 생지옥
깊게 들어간 눈망울들이
무슨 죄로 웅크리고 있는가

남쪽은 녹음이 우거져 있는데
어떤 세상을 꿈꾸는지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그들
그 고개를 받쳐 주고 싶다.

-시집 「꽃이 별이 될 떄」에서.엄기원 선정 -

김영훈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졸업(1960)
 서울대 대학원 의학박사
·《월간문학》으로 등단(1984)
· 한국문인협회,한국시인협회 회원
· 미래시 시인회 회장 역임
  대한치과의사문인회 초대회장 역임.
  종로문인협회 회장 역임
·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
· 시집「꿈으로 날으는 새」「가시덤불에 맺힌
  이슬」「바람 타고 크는 나무」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