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밥상

김승배

서른한 해 거슬러 오르면
파아란 꿈 무르익던 겨울 밤 만난다
하이얀 바닷가
짙은 해송 내음 갯바람 달래고
축포처럼 쏟아지던 별빛
그 가운데 가장 크고 밝은 하나와
눈길 마주쳐
미명未明을 헤매던 인생
서로 놓지 않았다

행복의 울타리 안에서
나는 넉넉한 자유와 평화를 줍기도 하고
사랑의 구슬 가슴에 담아
한 알 한 알 꿰면서
기름진 삶의 밭 일구어왔다

살 에이는 시집살이
인내를 끼니 삼아
슬기로 오롯이 세월 메우던 별,
그 별빛
아내의 저녁 밥상 위에 가득하다

- 시집 「꽃봉오리 생각」에서, 엄기원 선정 -

김승배 
 
° 아호 현정(玄庭)
 
° 1945년 경기도 고양 출생. 
   경기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한맥문학』『예술세계』 신인상으로 등단.
 
° 고양시문인협회장, 예총회장 역임.
 
° 상경어린이문학상 제정하여 현재까지 
  제7회 수상자 배출.
 
° 행주문학상, 경기도 예술공로상 수상.
 
° 시집 「꽃봉오리 생각」
  공저 「사랑이라는 이름의 그녀」
  여름밤 시골은 언제 잠드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