仁谷 전재학
前 인천산곡남중 교장
우리는 매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줄기차게 ‘교육개혁’을 부르짖고 그 필요성에 대해 국민적 공감을 형성해 왔다. 하지만 이는 실질적인 성과를 놓고 보면 그저 말의 잔치이자 언어의 희롱에 가까운 결과를 남긴 채 무한 공회전을 반복하고 있다. 이에 대한 문제를 다각도로 파헤쳐 볼 때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교육의 주체인 유·초·중·고 현장 교사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매우 미비하다는 점이 가장 크게 부각된다.
최근 제 22대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4?10 총선을 앞두고 교사 출신들의 움직임이 눈에 띤다. 타 선진국들에 비해 한참 뒤진 대한민국 교사 출신의 국회 진출은 국가의 위상이나 시대적인 상황에 견주어 매우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시급한 대책은 교육계의 강력한 바람을 대변한다 할 수 있다. 최근 한 설문에서도 학부모들은 ‘OECD 수준 교사 정치기본권 허용’에 87.5%가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선진국의 교사 출신 국회의원 비율은 보통 10% 이상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이번 총선에서 국회 진출이 이루어진다면 대략 3~4명 정도로 겨우 1%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턱없이 부족하다. 선진국과 같은 수준이 되려면 국회 정원 300명에 30명 정도는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요원한 사항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 거는 기대는 예전과는 다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제 교사의 정치기본권 확대의 길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실현해야 할 때이다.
현재 교사는 정당가입, 선거운동, 정치활동, 정치후원, 표현의 자유, 출마휴직, 학교 모의선거 등 모든 정치 관련 활동이 막혀 있다. 이는 1963년 12월 17일, 박정희 군사정부의 ‘국가재건최고회의’가 개정한 ‘국가공무원법’이 시행되면서 ‘교사의 정치기본권’이 박탈당해 현재까지도 교사는 정치적 금치산자와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강산이 6번이나 바뀌고 대한민국의 위상도 2021년에 세계에서 최초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승격되었으며 경제권에서는 이미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이 되었다. 하지만 과거 군사정부가 만든 프레임에 교사의 정치기본권이 묶여 민주국가인 정부도, 교육수준이 한껏 높아진 정치인들도, 같은 교직인 대학 교수들과는 너무도 다르게 전국 50만이 넘는 교사들에게는 가혹할 정도로 제한된 자격을 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이 서서히 불고 있다.
최근 정치권에 발을 내딛은 교사 출신은 3개 정당(국민의힘, 민주당, 조국혁신당)의 영입 인재들로 이런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그들은 “그간의 경험과 잘 다져온 시민사회에서의 신의를 바탕으로 이제는 국회에서 대한민국의 교육을 바로 세우는 데 꼭 필요한 일꾼이 되고 싶다.” "실질적인 교권보호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정책 마련에 앞장서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혀나가기 위한 교육개혁 실현에 최선을 다하겠다." "아이들 위해 총체적 교육개혁으로 한국교육 재탄생 시작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펼치며 교육계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기 위한 당찬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들은 모두가 공통적으로 한국교육의 개혁을 부르짖고 있다. 무엇보다도 교육현장에 대한 이해가 깊을 뿐만 아니라 교사의 위치에서 다양한 경험과 교육문제 해결의 노하우를 쌓았다. 그래서 이들의 주장은 단순히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수준을 넘어 선다. 적어도 그동안 우리 교육문제의 해결을 위한 접근 방식인 ‘탁상공론’이나 ‘수박 겉핱기’식으로 흐를 염려는 없어 보인다. 교육은 절대로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 세대들을 위한 제대로 된 교육개혁 추진에 이들이 힘을 합쳐야 할 이유이다.
이제 국회에 입성하게 될 이들이 전국 교사들의 입장을 보다 충실히 대변하고 실질적인 교육개혁을 위한 정책 개발과 실천으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힘찬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또한 이들이 집단지성과 책임감, 남다른 교육 사랑으로 이 땅에 진정한 교육개혁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겸손한 자세, 미래 지향적인 교육 비전과 인재 육성을 위해 힘껏 소명의식을 발휘해 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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